광역경제권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권역 배분에 이어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 예산 배정문제다.
특히 정부는 수도권 집중화에 반발하는 지역 여론을 의식한 듯 올해 처음 시행하는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지원사업에서 수도권을 제외시켜 여전히 찜찜한 구석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권역에서는 예산 차별을 주장하는 등 반발이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지난 8월 공고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2개의 선도산업의 프로젝트를 선정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표산업으로 집중·육성하는 사업에는 권역별로 연구·개발(R&D)과 비R&D를 합쳐 24억∼351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상 가장 많이 지원받는 곳은 호남광역경제권이다. 호남광역경제권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산업과 친환경 첨단 부품소재산업에 303억원의 R&D 자금이 배정됐다. 저가용 실리콘 태양전지의 상용화 지원과 서남해안 풍력산업 국산화 부품 개발, 광기술기반 융합 조선기자재 부품 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 비R&D로는 48억원이 지원된다.
다음으로 예산이 많은 곳은 충청광역경제권으로 차세대 무선통신 단말기용 핵심 부품소재 개발과 의약 바이오 제품화 등의 선도산업 프로젝트 R&D 사업비로만 올 한해 280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동남광역경제권에는 친환경 그린카 개발을 위한 핵심 부품 및 첨단 기술 개발과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의 기자재 기술개발 등에 255억원이 R&D자금으로 지원되고, 비R&D 사업비로 46억2000만원이 책정됐다. 또 대경광역경제권에는 수소연료전지산업의 글로벌 허브 구축과 태양광 부품소재개발, IT융복합 실용로봇의 상용화 기반구축 등에 262억원의 R&D 자금과 46억원의 비R&D 사업비가 각각 배정됐다.
특별광역경제권인 강원광역경제권에는 바이오·메디컬 융합산업의 선도 기술 기반 조성과 동북아 의료관광 거점 구축 등에 R&D 및 비R&D를 합쳐 68억원, 제주광역경제권 선도산업인 제주 지하수 기반 물산업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제주형 물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1년간 35억원이 각각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와 전남북 지자체는 여전히 영남권(동남권·대경권)보다 예산지원이 크게 부족하다면서 광역경제권간 재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같은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5+2광역경제권 설정이 처음 제기됐을 때부터 영남권은 호남권보다 예산과 사업이 모두 두 배 이상 차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앙과 지방뿐만 아니라 영·호남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권역도 마찬가지다. 광역경제권 사업의 예산이 균형발전특별회계(균특)로 넘어가면서 1·2단계에 비해 최고 70%까지 줄었다면서 갈수록 지방 전략산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자체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지식경제부는 광역경제권의 선도사업별로 엄정한 평가를 거쳐 차등 지원하고, 향후 지역에 예산 배분 권한을 대폭 이관해 지역 선도산업 육성 역량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역경제권 시대에 예산 확보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표> 올해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 신규지원 사업
구분 총사업비(R&D 및 비R&D 포함) 주요 사업
호남광역경제권 351억원 저가용 실리콘 태양전지의 상용화 지원, 서해안 풍력산업 국산화 부품 개발 등
충청광역경제권 280억원 차세대 무선통신 단말기용 핵심부품소재 개발, 의약 바이오 제품화 등
동남광역경제권 300억원 친환경 그린카 개발을 위한 핵심 부품개발,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의 기자재 개발 등
대경광역경제권 306억원 수소연료전지산업의 글로벌허브 구축, 태양광 부품소재개발 등
강원광역경제권 68억원 바이오·메디컬 융합산업의 선도기술 기반 조성, 동북아 의료관광 거점 구축 등
제주광역경제권 35억원 제주 지하수 기반 물산업 글로벌 경쟁력 제고, 제주형 물산업의 부가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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