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형공장은 당초 기존 공장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벤처육성특별법을 마련하고 각종 세제혜택과 건설비 지원에 나서면서 아파트형 공장 시장은 날개를 달게 됐다. 현대적인 외관을 갖추게 된건 1998년부터다. 이때를 기점으로 고층건물로 탈바꿈했다. 공장이라는 느낌보다 ‘오피스’ 개념으로 변화해 값싼 분양가와 관리비의 건물을 찾는 IT벤처기업의 요람이 됐다.
2003년에 완공된 에이스트윈타워 1·2차와 2005년에 건설된 ‘에이스하이엔드타워1’은 건물 외관을 유리로 마감하고 야외분수대와 녹화작업으로 아파트형공장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아파트형공장들이 고시원처럼 병렬 공간배치를 선택했다. 시공이 단순하고 입주사 사정에 따라 벽을 허물고 면적을 조정하기에 편리한 구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배치는 다른 오피스건물에 비해 사무공간으로서 품격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에는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처럼 독립형 신평면 설계기법을 에이스종합건설이 선보인다. 이는 개별기업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며 뛰어난 채광 환기 효과, 공용면적 최소화로 공간활용도가 뛰어나다.
독립평면 기법을 처음 사용한 ‘에이스하이엔드타워2’는 2006년말 분양 당시 20여일만에 100% 분양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건물은 다른 아파트형 공장과 달리 복도가 없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입주사 출구로 연결된다.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형 공장들은 고급 마감재와 쾌적한 환기시설, 첨단보안시설, 소음·진동을 차단하는 설계로 엄연한 ‘첨단빌딩’이다. 분수대, 가로수, 옥상 등의 시설에서는 칙칙한 공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옥상의 스카이라인은 물론 층별 휴게실, 회의실, 샤워실을 갖춰 젊은이들에게도 최적의 사무공간을 제공한다.
입주기업들이 직접 자신의 건물을 꾸미는 곳도 있다. 벽산디지털밸리2차는 외부업체와 계약, 일년내내 신선한 꽃을 1층 로비에 공급한다. 여기에 여성전용 휴게소도 마련, 근처 다른 건물의 여성까지 찾아오는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