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주요 대학과 교육청,교육부 출연연구기관 등의 홈페이지에서 유출된 주민번호가 무려 1만3367개에 이르는 등 교육기관이 정보보호 사각지대로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교육기관을 통해 유출된 주민번호 가운데 절반가량은 인터넷포털 구글에서도 버젓이 검색돼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이 국정감사 자료로 교과부에 요청한 ‘전국 45개 대학·16개 시도 교육청 개인정보 유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당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45개 대학에서 총 6150건, 시도교육청에선 6857건의 주민번호가 노출됐다.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1597건의 주민번호를 유출해 조사한 대학 중 불명예 1위를 차지했다. 성산효대학원대학교(1139건), 한국체육대학교(1060건)가 2·3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철도대학, 대전보건대학, 연세대학교, 동명대학교 순으로 나타났다.
시도 교육청은 경기도 지역의 주민번호 노출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교육청과 인천광역시 교육청이 각각 2375건과 2293건을 노출해 1·2위를 차지했다. 전라남도·대구광역시·충청북도 교육청이 뒤를 이었다.
교육기관에서 유출된 주민번호는 구글에서도 6808개가 노출됐다가 삭제된 것으로 드러나 학생들이 강력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우려됐다.
상반기 전체 주민번호 노출건수는 1만3367건으로 6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노출건수인 1만7516건에 근접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지만 교육기관의 대처는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대학은 올해 등록금 동결 등을 이유로 정보보호 예산은 동결하거나 삭감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올해 대부분의 대학이 등록금 동결을 빌미로 예산부족을 호소하며 우선적으로 정보보호 예산을 삭감하거나 동결했다”며 “특히 교과부가 대학을 이 같은 이유로 규제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고 말했다.
교과부 내 정보보호 실태를 감독할 인력과 예산도 부족하다. 교과부는 지난해에는 100여개의 대학을 상대로 정보보호실태조사를 벌였으나, 올해 50여개로 조사폭을 축소했다.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은 “교육기관은 자라나는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대학은 물론이고 공공기관의 정보보호실태를 기관 평가에 반영해 예산 책정 근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
상반기 유출 1만 3367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9년 상반기 전국 교육청 주민번호 노출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