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활동 중인 대규모 사모펀드나 투자회사들이 국내 기업 인수에 눈독을 들이면서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에서 대규모 투자자산을 운용 중인 해외 사모펀드인 유니타스 캐피탈(회장 앤드루 리우)은 최근 산업은행과 투자기회 발굴과 자문, 투자, 파이낸싱 등에 협력하기 위한 포괄적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유니타스 캐피탈은 한국과 중국, 호주, 홍콩 등을 주요 거점으로 아시아에만 총 40억달러의 투자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글로벌펀드로, 이번에 12억달러 규모의 3호 펀드를 조성하고 투자처를 찾기 위해 국내에 상륙했다.
금융권에서는 유니타스 캐피탈이 국내 투자은행(IB)과 인수. 합병(M&A)을 위한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기업 투자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유니타스 캐피탈은 무엇보다 작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제가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는 국내에서 기계와 화학 등의 기업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기업 인수 후 매각(바이아웃.Buy-out) 형태의 M&A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도 이번 계약 체결을 계기로 기존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M&A 자문과 인수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해외자본의 국내 투자를 돕고 금융위기 이후 위축된 국내 M&A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니타스 캐피탈은 옛 JP모건 출신 인사들이 1998년에 설립해 아시아에서 활발한 투자활동을 펼쳐온 JP모건 파트너스에서 분리한 투자펀드다.
투자 기업의 체질을 개선시키고 성장을 강화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유한 펀드로, 소비재와 유통, 제조업 등의 분야에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만도와 해태제과, 바이더웨이 등에 투자해 성공을 거둔 바 있다. 또 씨티그룹에서 출발해 분리된 사모펀드인 씨티벤처캐피탈(CVC)도 국내에 법인을 설립해 놓고 신규 투자를 추진 중이며 모건스탠리PE와 미국의 사모펀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도 수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국내 기업을 포함한 전세계 M&A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 중 KKR는 지난 5월 산업은행과 상호 업무협력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하고 공동 투자와 공동출자 펀드 설립 등을 통해 국내외 기업 투자 등에서 협력키로 했다. 이외에 일본의 주요 은행인 S은행 등 일본계 자금도 국내 기업 투자에 관심을 보이면서 국내 IB에 투자 문의를 해오고 있다.
한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사그라지면서 국내 기업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외국계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며 “최근 일본의 주요 투자은행들과 펀드들도 국내에서 투자할 만한 기업들을 소개해달라고 문의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