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 배출량이 없는 이른바 ‘탄소제로’ 도시 개발에 전세계가 뛰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이에 국가 차원에서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7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탄소제로 도시의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세종시와 마곡지구·무안 기업도시 등이 탄소제로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개별 요소들에 대한 기술이 부족하고 이를 결집할 기획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안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잠재력 측면에서 한국은 IT산업의 경쟁력과 신도시 개발 등을 통한 사업경험이 있기 때문에 탄소제로도시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탄소제로도시와 관련해 다른 나라의 사례로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와 캐나다의 ‘독사이드 그린’, 중국의 ‘동탄 프로젝트’ 등을 꼽았다.
2008년에 착공에 들어간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 프로젝트는 22억달러를 투입해 인구 5만명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작업으로 아직 초기단계지만 전 세계 탄소제로 도시개발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해 에너지 산업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의 독사이드 프로젝트도 벤쿠버 인근 빅토리아 내항에 5억 캐나다달러를 들여 탄소제로를 구현할 예정이고 중국의 동탄 프로젝트는 2050년까지 장기적으로 50만명을 수용하는 신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연구원은 탄소제로 도시의 확산을 위해 범정부적 차원의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위해 현재 환경부와 지식경제부·국토해양부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조직을 연계할 지원조직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