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가 금융인들 잇따라 대학 강단으로

미국 월가의 고위직 금융인들이 잇따라 대학으로 향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월가에서 벌어진 금융회사의 몰락이나 인수.합병(M&A) 등 복잡한 금융현장을 체험한 전문가들이 대학 강단에 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 뉴욕타임스(NYT)는 17일 미국 대학에서 업계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상아탑의 교육에 접목시키기 위해 업계 주요 인사들을 초빙하는 노력은 전에도 있었지만 금융위기 이후 이런 노력이 더욱 배가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JP모건 체이스에서 투자은행 분야 고위직을 지냈던 존 크린(46)씨는 이번 가을학기부터 자신의 모교인 라이히대 경영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이틀간 신입생에게 경영학 입문 과정을 가르치고 4학년생들에게는 M&A 계약 성사에 관한 세미나를 진행하는 그에게 M&A는 아주 친근한 분야다.

그는 지난해 3월 몰락위기에 놓였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를 JP모건이 인수하는 협상을 할 때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에게 자문하는 고위직으로서 급박했던 M&A 현장에 몸담고 있었다. 수업에서는 당연히 생생한 그의 현장 경험이 학생들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크린씨는 월가 현장에서 상아탑으로 최근 잇따라 자리를 옮긴 월가의 고위직 ’딜 메이커’들 중 한명이다.

메릴린치의 사장을 지낸 그레고리 플레밍은 모교인 예일대 법대에서 금융위기의 원인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고, 리먼브러더스의 최고법률책임자였던 토머스 루소는 컬럼비아대 경영대에서 역시 금융위기에 관해 가르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인 와튼스쿨은 지난 봄학기에 월가의 동문들을 매주 초빙해 금융위기에 관한 강의를 들었고 다트머스대 경영대도 이번 학기에 월가의 리스크 매니저를 초빙해 위기의 경제학에 관한 세미나를 도입했다.

강단이 아니라 대학의 최고위 행정직을 맡는 월가 출신 인사들도 있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M&A 책임자였던 프랭크 예리는 지금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부총장을 맡고 있다.

제프리 가튼 전 예일대 경영대학장은 업계와 정부의 전문가들을 데려오는 것은 장차 금융계를 이끌 학생들이 과거의 실책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대학들이 월가 전문가들을 잇따라 강단으로 영입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