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인투자자들은 시장 수익률과는 정반대로 주식을 순매수해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증시를 이끈 외국인 매수세가 대형 IT주에 집중한 데 반해 개인들은 내수·중소형주에 투자해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IT주도주 중심의 매매를 권고하고 있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개인은 연초부터 이달 16일까지 양극화된 매매 모습을 보였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5개 종목은 지난 연말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SK에너지, 녹십자, LG디스플레이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10개 종목 평균 수익률은 불과 11.7%에 그쳤다. 같은 기간 지수는 45.5%나 상승했다.
개인 투자자는 주가 상승국면에서 주도 종목을 대거 순매도했다. 상승장의 핵심 주도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개인 순매도 상위종목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삼성전기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다 우리금융, 신한지주, KB금융 등 주가 상승폭이 큰 대표 은행주도 개인들은 과감히 정리했다.
흥미로운 점은 개인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 모두 주가가 상승했고,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무려 151.4%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를 투자자 기준에서 분석해보면 시장에서 후발주라고 여겨지는 통신주, 조선주 등을 매수한 개인과 대형 IT주인 주도주를 매도한 개인이 있다. 삼성전자 등 주도주를 매도한 개인은 이미 수익을 확보했기 때문에 서둘러 팔았고, 통신·조선주 등 후발주를 매수한 개인은 주도주를 따라잡을 염두가 나지 않아 저평가된 종목을 산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 시장은 실적장세이기 때문에 실적모멘텀이 강한 종목을 사야한다고 지적한다. 그 중심에 IT가 있다. 3분기 초에 IT업종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배율(PER)은 16.2배(MSCI KOREA 업종별 기준)였는데, 지금은 13.2배에 그치고 있다. 경기소비재의 경우에는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PER는 11배 수준이며 금융업종은 11.5배에서 12.2배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와 순매도를 살펴보면 비교체험 극과극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며 “앞으로는 IT로 대표되는 주도주를 분할 매수한 후 보유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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