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산업의 역사와 함께 성장한 전자신문이 오늘로 창간 27돌을 맞았습니다.
세계 최고의 전자정보통신강국을 만든 우리 산업인들이 없었다면 전자신문의 오늘은 없습니다. 있는 게 사람뿐인 우리 전자정보통신 산업계가 불과 20여년 만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은 그야말로 기적입니다. 세계를 주름잡는 반도체, LCD, 휴대폰 신화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불가능한 꿈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구축한 우리나라가 정보통신의 미래를 가장 먼저 열고 선진국이 우리를 열심히 벤치마킹할 줄 어느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삼성과 LG가 소니라는 난공불락의 성을 무너뜨린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기술도 돈도 없이 오로지 사람만으로 이룬 이러한 성과를 세계는 경이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5000년 한민족 역사에 전자정보통신산업처럼 동북아를 넘어 세계를 제패한 것은 없습니다. 전자신문은 그 영광된 역사를 기록할 수 있어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했습니다. 전자신문에 이러한 기회를 준 전자정보통신인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전자신문은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반성을 합니다. 영광을 같이했으면서 정작 산업계가 어려울 때 고통을 함께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깊이 성찰합니다. 많은 중소기업이 키코(KIKO) 사태나 경영난으로 힘들어할 때 전자신문이 그 아픔을 얼마나 같이 나누려고 노력했는지 반성합니다. 세계 최고의 IT코리아를 만들고 초유의 경제난을 극복하는 데 가장 앞장선 전자정보통신인들은 정작 폄하되고 홀대받았습니다. 전자신문이 제구실을 하지 못해 이런 대접을 받게 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봅니다. 전자신문이 창간 기념에 맞춰 독자위원회를 만든 것은 이러한 반성의 출발점입니다.
다행히 글로벌 경제 위기가 점차 가시고 전자정보통신산업도 빨리 회복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경쟁국 업체와 달리 불황 속에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넘을 수 없는 한계를 돌파해 정상에 올랐으며, 이제는 2위와의 격차를 점점 더 벌리고 있습니다. 다만, 그 새 더 벌어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얼마나 빨리 좁힐 것인지가 우리 앞에 놓인 과제입니다. 전자신문은 지구촌에 IT코리아의 이미지를 심고 있는 대기업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서 동시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끌고 밀어 ‘아름다운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현 정부가 전자정보통신산업의 가치를 다시 보고 있습니다. 미래 한국을 이끌 힘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전자신문은 이러한 시각 교정을 이끌어낸 데 만족하지 않겠습니다. 전자정보통신 산업인이 한동안 잃어버린 역동성과 도전 정신, 열정과 꿈을 하루빨리 되찾을 수 있도록 산업계의 제언을 바탕으로 정책적 대안을 충실하게 만들고 제시하겠습니다.
일등을 하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렵습니다. 우리가 전자정보통신 강국이 됐다고 하지만 더 이뤄야 할 꿈이 수두룩합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선진국에 비해 아직 뒤처지는 분야가 많습니다. 중국을 비롯한 범화교권은 우리를 턱밑까지 추격했습니다. 지난 1년 새 글로벌 경제 속에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갔지만 아직 샌드위치 신세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룬 정보화와 산업 육성의 성과를 바탕으로 완전히 획기적으로 도약할 전략 마련이 시급합니다.
우리는 ‘새로운(New) IT’ 전략이 대안이라고 믿습니다. 지금은 IT를 매개로 모든 산업이 융합하는 시대입니다. 조선, 철강은 물론이고 금융·유통·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서비스산업, 심지어 농·어업과 같은 1차산업까지 IT와 접목되면서 전혀 새로운 융합산업을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정보통신 인프라와 IT제조업이 있는 우리나라는 경쟁국보다 앞서 갈 좋은 입지에 있습니다.
전자신문은 융합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뉴IT 전략 방향을 올바르게 제시하겠습니다. 맡은 자리와 업무에서 헌신하는 전자정보통신인들과 함께 제2의 IT신화 창조라는 영광과 아울러 곁에서 고민과 고통을 나누고, 열정과 꿈을 이야기하는 전자신문이 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한결같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