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연구중심대학 총장회의 `성황`

세계 연구중심대학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개혁에 나서고 있다.

 KAIST(총장 서남표)가 2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세계 연구중심대학 총장회의’에서는 정부지원 축소, 금융위기에 따른 대학 투자 손실 등에 따른 재원 부족을 메우기 위한 세계 대학들의 전략이 소개됐다.

 쿠르트 쿠츨러 베를린 공대 총장은 “지난 1992년 3억7000만유로에 이르던 정부 지원금이 점차 축소돼 올해 2억유로에 그쳤다”며 “이에 따라 학생 27%, 교수 50% 가까이를 줄여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베를린 공대는 지난 2004년 정보통신·영양과 건강·거주디자인·물·에너지 등 전망이 밝은 8개 기술 분야로 학과를 개편하고 기업과 협력을 확대했다”며 “그 결과 기업을 비롯한 제3자 펀드 규모가 지난 1992년 554억유로에서 지난해에는 987억유로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피터 코울드레이크 호주 퀸즈랜드 공대 부총장은 “세계 금융위기는 대학교가 진행해 온 투자에 대한 소득 감소를 가져왔으며 정부 지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한정된 재원을 우수한 연구에 집중시킬 것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을 감안하면 대학 경영자들은 연구에 투자 우선 순위를 매겨 재원, 인력, 조직을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하이 자이퉁 대학의 대규모 산·학·연 프로그램도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지빈 장 상하이 자이퉁 대학 교무처장은 “우리 대학은 지난 10년간 연구과제를 학부 커리큘럼에 포함하고 학부생들의 연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4개 국가 실험실을 사용한다”며 “그 결과 9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3000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뛰어난 산·학·연 시스템을 소개했다.

 라스 팔레스 덴마크 공대 총장은 “덴마크가 풍력에너지 분야의 세계 강자로 부상한 것은 덴마크 공대와 기업, 공공기관이 협력한 결과”라며 “덴마크를 넘어 유럽 전체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식혁신커뮤니티’라는 네트워크를 이용해 새로운 혁신 툴과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전략적 연구개발(R&D) 제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조지아 공대, 영국 요크대, 독일 베를린 공대, 프랑스 파리공대, 덴마크 공대, 이스라엘 공대, 호주 퀸즈랜드 대학, 일본 동경 공대, 싱가폴 국립대를 비롯한 25개국 40여개 대학 관계자와 고려대, 한양대, 울산대, 한동대 총장 등 국내대학 관계자 20여명 등이 참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