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과학·예술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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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이 학문의 벽을 넘어 과학, 예술, 문화 등 다른 학문 분야와 소통을 시도하며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한다.

 인문학과 대중의 소통을 목표로 인문학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보는 ‘2009 인문주간’이 21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막식 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상상으로 여는 인문학’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는 27일까지 계속되며, 총 16개 기관이 참석해 서울·대전·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108개의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인문주간은 그동안 행사를 개최해 왔던 한국학술진흥재단이 한국과학재단과 통합해 한국연구재단으로 출범한 후 처음 개최하는 것이다. ‘학문 간 융합을 통한 새로운 연구영역 개척과 지원’이라는 연구재단의 목표에 걸맞게 올해 행사에는 학문 간 융합을 논의하는 장이 대거 마련됐다. 그 중에서도 인간과 자연의 본질 탐구라는 동일한 목표를 추구하는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을 시도하는 행사들이 눈길을 끈다.

 행사 주요 참여기관 중 하나인 KAIST는 인문사회과학연구소가 중심이 돼 ‘인문학, 과학과 이야기를 만나다-우주에 대한 행복한 상상’을 주제로 5일간 행사를 연다. 기획강연 ‘우주·인간·상상’은 인문학자와 과학자가 인간과 우주에 대해 각각 어떻게 설명해 왔는지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SF 스토리텔링 워크숍’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인문학과 과학에 대한 논의를 펼친다. 또 드라마 ‘선덕여왕’ 덕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첨성대’를 주제로 한 대토론회를 열어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는 기회를 갖는다.

 동국대는 ‘공학자가 말하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하이테크 문화와 하이터치 문화’ 등에서 인문학과 타 분야의 소통에 대해 논의한다. 또 부산대는 ‘나노과학과 인문학의 접속’ 강좌와 ‘박물관에서 만나는 우리과학의 전통’이라는 체험행사를 열고, 울산대는 인문학과 건축을 살펴보는 ‘인문학, 건축을 만나다’를 개최한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인문주간 축사에서 “21세기 지식기반시대에 요구되는 덕목 중 하나인 창의성, 즉 상상력은 인문학적 소양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인문학과 관련 없어 보이는 빌 게이츠도 스스로 ‘인문학이 없었더라면 나도 없고, 컴퓨터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며 “인문학적 상상력이 자신의 계발뿐 아니라 미래 산업의 중요한 원천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