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서비스 시장인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다.
SK텔레콤·SK커뮤니케이션즈 등이 잇따라 미국시장 공략에 실패한 뒤 SK그룹의 IT계열사로서는 재도전이어서 성공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 C&C(대표 김신배)는 최근 미국 애틀란타에 10명 이내의 현지인으로 구성된 연락사무소를 설립하고 사실상 법인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SK C&C는 현재 중국·인도·몽골 등 3개국에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 머물러 있던 현지법인을 미국으로 확대함으로써 SK C&C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본격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SK C&C는 현재 미국법인 설립에 앞서 본사를 중심으로 사업전략 기획에 한창이다. 이를 통해 이르면 연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법인 설립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SK C&C는 미국 법인이 탄생하면 우선 SK텔레콤과 시티은행의 합작사인 모바일머니벤처스에 공급한 모바일뱅킹 솔루션을 앞세워 현지 영업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SK텔레콤에 구축한 이동통신 관련 과금·고객관리 솔루션 등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SK C&C의 미국 진출은 SK IT계열사의 글로벌 비즈니스 가능성을 새로 타진한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SK그룹 IT계열사로는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가 각각 가상이동통신망(MVNO) 방식의 ‘힐리오’와 인터넷사이트 ‘싸이월드’를 미국에서 서비스했으나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사실상 철수한 상태다.
국내 IT서비스업체 가운데 미국 법인은 삼성SDS와 LG CNS 등 2곳이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S와 LG CNS의 경우 미국에 진출해 있는 삼성과 LG 계열사들의 IT 아웃소싱 물량을 확보해 연착륙한 반면에 SK C&C는 현지 계열사가 거의 없어 현지 고객을 적극 유치하지 못하면 성과를 내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삼성SDS와 LG CNS는 2000년대 초반 미국 지사를 설립, 삼성전자·LG전자 등 그룹 계열사 현지법인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유지보수하는 사업을 주로 펼치고 있다. SK C&C가 성공적으로 미국시장에 진입하면 한번 실패를 맛본 SK텔레콤·SK커뮤니케이션즈의 미국 재공략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SK C&C 관계자는 “최근 현지인 중심으로 연락사무소를 만든 것은 사실이나 독립적인 사업이 가능한 현지법인으로 발전시킬 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향후 구체적인 사업전략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