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닉스서버시장, 허리가 사라졌다

 국내 유닉스서버 시장이 HP-IBM 양강체제로 재편되면서 중위권 그룹이 사라지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한국HP, 한국IBM 등 두 회사가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분기 78%에 이어 2분기에는 86%까지 높아졌고 3분기에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한국HP가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IBM, 한국썬, 한국후지쯔 등이 나란히 이를 추격하는 구도였으나 지난해 한국IBM이 한국HP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사실상 중위권 그룹이 해체됐다.

 한국썬은 2007년까지 만해도 점유율 20%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이후 10%대로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 초 오라클로 인수가 결정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오라클과의 합병 이후 제품 로드맵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형서버로 분류되는 하이엔드 유닉스서버 시장은 더욱 심하다. 올 들어 한국HP, 한국IBM 외에는 시장 집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두 회사가 독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IT사업 입찰에서는 IT서비스업체가 두 회사 제품 외에는 아예 제안대상에 제외할 정도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하위권업체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국썬은 천부영 사장이 직접 나섰다. 천 사장은 오라클과의 합병이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e메일을 23일부터 고객사에 일일이 보낼 예정이다.

 메일에는 △오라클의 선 제품군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기존 선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 △오라클-선 제품군 통합을 통한 원스톱 서비스 등을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후지쯔도 지난 상반기 영업조직과 유통망을 대폭 개편하고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한국후지쯔는 전략고객군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유통망을 통한 신규 고객 창출에 힘쓸 계획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국내 유닉스서버 시장 HP 및 IBM 점유율 추이> (단위:%) ※자료:IDC

연도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1분기 2009년 2분기

점유율(HP 및 IBM 점유율 합) 69 74 84 78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