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등 휴대전화로 이동 중에도 수시로 이메일을 체크하고 웬만한 문서작업까지 할 수 있게 됐지만, 국내 이용자들은 항상 불만이 가득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워드 등 외국산 소프트웨어는 휴대전화에서도 잘 열리고 작업도 수월하게 할 수 있지만, 한국 정부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아래아한글(hwp)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PC에서 아래아한글로 된 문서를 MS워드 등으로 변환해서 사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런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한글과컴퓨터(한컴)가 그동안 이용자들이 겪어온 불편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보수적이고 폐쇄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스마트폰 확산 등 모바일 시장 변화에 둔감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모바일용 한글 제품에 대해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현재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은 1% 정도로 모바일웹 이용자가 극소수이나, 앞으로 모바일웹 환경이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2년이면 인터넷 접속의 절반이 모바일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컴은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대결에서 밀리고, 수차례 대주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지만 이제 중심을 잡고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한컴은 우선 조만간 윈도 모바일용 한글 제품에 대한 개발을 완료해 출시할 계획이다. 또 아이폰 및 아이팟터치에서 쓸 수 있는 한글 제품에 대한 개발도 끝내고 출시 계획을 조율 중이고, 그동안 한글 제품이 무용지물이었던 블랙베리폰에서도 한글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계사와 기술 협의를 벌이고 있다.
오피스SW인 씽크프리의 경우 아이폰은 물론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기반에서도 최적화된 오피스를 개발, 최근 인도 하이얼 텔레콤의 스마트폰과 프랑스 아코스사의 멀티미디어 단말기에 공급계약을 맺는 등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던 마이크로오피스 제품과의 호환성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이 많이 사용하는 마이크로오피스 제품으로는 행정 및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한글을 불러올 수가 없었다. 한컴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출시될 ’한컴 오피스 2010’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제품이 완벽히 호환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혀 호환성 문제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글 파일 형식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대로 현재 진행 중인 KS 표준 등록 작업이 끝나면 공개해 그동안 문서 형식에 대한 폐쇄성 지적을 털어버릴 계획이다.
한컴 관계자는 22일 “모바일용 제품은 출시 절차만 남았다”면서 “소스 코드 공개 등을 통해 한컴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에서 한글의 모바일 포맷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