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안전기술 `해외로 간다`

 한국전기안전공사(대표 임인배)가 국산 전기안전기술을 해외에 전파하는 선봉장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전기 기술을 개도국이나 후진국에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한편 국내 전기기술을 해당 국가의 표준 기술로 채택토록 해 국내 전기업체가 손쉽게 진출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구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안전공사는 지난 1월 베트남 전력공사와 전기 안전 컨설팅에 관한 협약 체결한데 이어 최근 몽골 자원에너지부와 전기 안전에 관한 기술 협력 협정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전기안전공사는 몽골 공무원의 전기 안전에 관한 교육과 컨설팅, 주요 공공 시설물의 전기 안전 진단과 전기 화재 연구 분야 등을 지원, 해당국가의 전기기술 표준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 오래된 전기설비의 전면 교체도 지원할 경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S산전 등 민간 기업들도 참여하며, 내년에는 필리핀·인도네시아 등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임인배 전기안전공사 사장은 “몽골은 석탄과 원유 등이 풍부한 세계 10대 자원 부국이면서도 전기설비는 과거 구소련의 지배를 받을 당시에 설치된 게 대부분이라 노후로 인한 안전사고가 주로 발생하고 있고, 소련 붕괴 후 지원마저 끊겨 외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 사장은 이어 “한국의 앞선 기술을 몽골이 표준화하도록 해 국내 업체가 동남아시장에 진출하는데 교두보록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ABB코리아와 중동 카타르에 건설 중인 석유화학플랜트설비의 안전성 시험 용역 계약 7억원에 수주하는 등 안전진단 시장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 계약은 전기안전공사의 안전진단 부문 단일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며, 1년간 진행된다. 공사는 앞서 올해 2월 ABB코리아와 해외 전기 안전 진단에 관한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미국 엑슨모빌 원유시추선 정밀 안전진단, 현대건설 발주 쿠웨이트 발전설비 보호계전시스템 시험과 진단, 앙골라 원유시추선 안전진단,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플랜트 안전진단 등의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기안전공사가 해외로 눈을 돌린 배경은 최근 국내 경기 부진으로 인해 전기설비 진단 시장이 위축된 데다, 정부의 공기업 신성장 동력 창출 드라이브도 한몫 했다는 평가다. 이미 올 상반기에만 해외사업 매출 25억원을 달성, 목표액인 3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임 사장은 “해외에서 국내 업체가 진단 업무를 맡으면 전반적으로 업무 처리가 쉽고, 공기가 단축되는 등 원가가 절감되기 때문에 해외 수주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