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투자의 초점이 인프라에서 비즈니스 혁신에 맞춰지면서 IT의 역할론도 바뀌고 있다. IT의 역할이 단순히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뒷받침하는 것을 넘어선 만큼 효과적인 IT 운용·투자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다국적 IT기업을 대표하는 한국HP와 한국IBM 두 기업이 23일 나란히 IT 부문의 효율화와 역량 강화를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기술’에서 ‘서비스’로=한국HP는 한국 공공 IT 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기술에 맞췄던 초점을 서비스로 돌리고, 비용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가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HP가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프링보드와 함께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 공공 IT 부문 지출액(spending)은 지난해 35억달러 수준에서 오는 2011년에는 41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스프링보드는 한국이 △u시티·디지털시티 △통신서비스 △그린IT 등의 분야에서 이미 높은 수준의 공공 부문 정보화를 이뤘으며 이를 기반으로 시민에게 뛰어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한국HP는 서비스와 가치 중심 투자로 공공 IT 인프라를 더 효과적으로 운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방한한 던컨 캠벨 HP 부사장은 “IT를 ‘코스트센터(cost center)’가 아닌 성장동력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며 “클라우드컴퓨팅에 기반한 표준화·최적화·자동화 등으로 IT 인프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 혁신이 지상과제=한국IBM은 국내 CIO 30여명을 포함해 세계 2500여 CIO를 대상으로 조사한 ‘IBM 글로벌 CIO 스터디 2009’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기업 또는 공공기관의 IT 부문을 총괄하는 CIO가 IT인프라 운용·관리가 아니라 분석역량을 강화해 비즈니스 의사 결정을 개선하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많은 CIO들이 인프라 관리보다는 비즈니스 혁신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사결과 CIO들은 업무시간 중 절반이 넘는 55%의 시간을 혁신 추진에 사용하고 전통적인 IT 업무에는 이에 못 미치는 45%의 시간을 할애한다.
보고서는 CIO들에게 △신기술을 도입하고 비즈니스를 혁신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고 △내·외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전문적인 IT 역량과 함께 비즈니스 통찰력을 키워나갈 것을 주문했다.
김원종 한국IBM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GTS) 대표는 “CIO들은 IT인프라를 개선하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며 기업 혁신에 공헌한다”며 “앞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주도하는데 CIO의 역할과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