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졌다. 1년 만이다.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유례없는 무역수지 흑자가 환율 효과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환율이 원상 회복되면 무역수지 흑자 폭이 크게 줄고 이는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이다. 개연성도 충분하다.
하지만 결코 우려만 할 것은 아니다. 우선 환율 하락 배경이 결코 나쁘지 않다. 외국에서 자금이 대거 몰려오고 있다. 우리 기업 그리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호평을 받자, 그동안 안전 자산만을 선호하던 자금들이 대거 한국을 지목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국 증시가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됐다는 호재도 작용했다. 이광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우리 지수가 선진시장으로 포트폴리오가 조정됐다”며 “약 213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자금 상당수가 일시에 들어오며 환율이 급격히 요동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화가 우리나라에서만 약세를 띠고 있지 않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달러화 약세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일본·대만 등 우리가 경쟁하는 나라와 비교해 수출경쟁력 측면에서 크게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환율 하락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1000원 벽도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제위기 속에서 환율 효과를 톡톡히 봤다면 더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우리는 치킨게임의 승자다. 지금 그 열매를 따고 있다. 그리고 이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다. 외국인들이 환호하며 한국 투자에 발벗고 나서는 이유다. 이를 계속 만끽하려면 경쟁력을 계속 확보해야 한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도 마찬가지지만 경쟁력은 바로 탁월한 기술에서 나온다.
경제교육부=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