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학습의 장점을 결합한 블렌디드러닝이 국내 e러닝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미국 사이버 고등학교에서도 이를 확산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에서 온라인에 접속, 집에서 수업을 받는 ‘사이버고등학교’ 재학생이 늘면서 온라인 수업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블렌디드러닝’이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사이버 고등학교는 개인의 능력에 따른 학습 속도 조절과 특화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고 보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홈스쿨링의 학습 효과가 오프라인 학교에 뒤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속속 내놨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워싱턴의 비영리 단체인 ‘K-12온라인학습국제연합’에 따르면 약 1200만명의 고등학교 학생 중 현재 10만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438개 온라인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다. 5년전 3만명에 비해 세 배 이상 뛴 수치다.
다만 온라인 수업에 의존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사회적) 고립감을 느낀다’는 불만이 제기되면서 각 학교와 교육 전문가들이 대안 마련에 분주하다.
레이몬드 라바길라 스탠포드대학 영재청소년교육프로그램(EPGY) 부이사는 “사이버고등학교의 가장 큰 장애물은 학생들끼리의 사회적 관계 형성”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이버 고등학교들은 기존 온라인 수업에 오프라인을 접목시킨 다양한 실험에 착수했다.
플로리다가상학교는 온라인 라틴클럽과 과학올림피아드반을 평소 온라인에서 운영하다가 디형 토너먼트나 이벤트를 앞두고 오프라인 모임을 갖는다.
미시건가상대학은 여름방학 기간에 정기 오프라인 수학·과학 캠프를 개설했다.
지난 1960년대부터 영재들을 위한 EPGY를 운영해온 스탠포드대학도 온라인 과정 외에 여름학교를 대폭 확대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또 블렌디드러닝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가정에서 학부모의 지도가 필수불가결하다고 지적했다.
한 사이버고등학교의 교장으로 재직 중인 잔 키팅 박사는“사이버고등학교 학생들이 정서적·사회적으로 격리감을 느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부모의 감독과 지도가 필요하다”며 “온라인 교육과 병행해 운동,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오프라인 클럽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