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가 내년 반도체 설비에 약 5조원(본사기준) 이상 투자를 목표로 사업계획을 잡고 있다. 이 수치는 양사의 올해 투자 예상 규모인 약 3조원 대비 약 66%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세트 재고 소진에 따른 반도체 수요 회복도 있지만 고객의 DDR3 주문량이 삼성과 하이닉스에 몰리는 데 따른 DDR3 D램 공급 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50 나노급 이하의 미세 공정 전환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 노력으로 경기가 살아나고 이로 인해 DDR3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등 고객의 반도체 주문량이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삼성전자·하이닉스는 내년 사업계획서에 투자 규모를 각각 약 3조원, 약 2조원으로 잠정 잡아놓고 있다.
올해 2조원 가까이 투자 예정인 삼성전자는 내년 40나노급 DDR3 D램·30나노급 낸드 등 원가경쟁력이 탁월한 반도체 설비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내년 투자 규모는 내달 경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확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 소식통은 “내년 투자 규모를 3조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닉스도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약 1조원에서 내년 약 2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주력공정인 50나노급 D램 비중과 올 4분기부터 양산하는 40나노급 D램 비중을 높이는 데 투자할 예정이다. 또 연말 개발예정인 30나노급 낸드 양산라인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하이닉스 한 관계자는 “고객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어 내년 투자 계획 목표를 2조원으로 잠정 세웠다”면서 \"최종안은 10월에 결정할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양사는 신규 라인 투자 보다는 기존 라인의 생산성과 효율성를 높이는 투자에 재원을 집중키로 했다. 전체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에서 50 나노급 공정의 D램 비중과 40 나노급 공정의 낸드 비중을 올해 40∼50%에서 내년말 70∼80%로 늘리는 한편 40나노급 D램과 30 나노급 낸드 비중도 10% 이상 높이는 데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