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달러화 가치 美달러화와 같아지나

내년에는 호주 달러화의 가치가 미국 달러화와 같아질 것인가.

호주의 환율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달러화 대비 호주 달러화가 오는 연말 90센트선을 돌파한 뒤 내년에는 1달러선까지 올라 동등한 가치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6일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호주중앙은행(RBA)이 철광석 등 국제상품가격 상승 및 중국의 수요 증가 등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이르면 올해말 49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낮아진 기준금리를 상향조정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그동안 호주달러화 가치가 급속도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미국 달러화 대비 호주 달러화는 지난해말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후 60센트선까지 추락했으나 최근 80센트선까지 올라 45%나 급등했다.

AMP캐피털 책임 이코노미스트 쉐인 올리버는 “내년이면 호주 달러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와 같아질 것”이라며 “1950년대 초반에 경험했던 1.12달러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산업그룹(AIG) 최고경영자(CEO) 히더 리다우트는 “호주 달러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와 동등해 질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한다”며 “향후 1년반이내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호주 달러화가 강세를 띰에 따라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리다우트는 “호주 달러화 가치 상승은 제조업체들을 곤란하게 만들 것”이라며 “호주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호주 달러화 강세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일 것이라는 데 모두가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은 호주 달러화 강세로 수출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겠지만 소비자들은 즐거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권당 16.17달러에 팔리는 댄 브라운의 최신 소설을 지금은 27호주달러(2만7천원상당)에 살 수 있지만 앞으로는 19호주달러(1만9천원상당)만 내면 된다는 것.

호주의 관광업계 대정부 로비단체 관광교통포럼(TTF) 대변인은 “호주 달러화 강세에 따른 국제선 항공권 가격 하락으로 더 많은 호주인들이 해외여행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호주 달러화 강세는 호주인들의 구매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반면 최근의 가뭄으로 작황에 타격을 받고 있는 호주 농민들에게는 호주 달러화 강세가 또다른 타격을 가할 전망이다.

호주농업연맹(NFF) CEO 벤 퍼거는 “호주 달러화가 1센트 상승할 경우 1억9천만호주달러(1천900억원상당)의 농산물 수출 감소를 가져온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