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재홍이 돌아왔다. 방송산업계 대표적 마당발인 유재홍(56)이 방통융합시대의 실무기관인 전파진흥원의 신임 사령탑으로 귀환했다.
그는 SO협의회장, 서초케이블TV대표, 한국케이블TV 드림씨티방송 대표,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장, MBC애드컴 대표 등 방송계 요직을 두루 거쳤다.방송산업계 대표 인물로 부각되는 이유다.
하지만 그가 대내외의 시선을 끄는 것은 이런 화력한 이력 때문 만은 아니다.
그는 IPTV, 지상파재송신 등 첨예한 이슈로 통신업계와 맞섰던 시기에도 이 분야 인사들과 교분이 두터웠던 마당발 이력의 소유자다.
방송과 통신업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더라도 상대방을 만나 진지하게 논의하고 토론하기를 좋아하던 그다. KT·SKT 고위인사들과도 스스럼 없이 만났다.
그의 행보는 언제나 조심스럽다. 겸손하다고나 할까. 라운딩 하면서도 항상 상대를 배려하는 습관이 그의 업무 스타일과 닮았다는 얘기는 주변 사람들의 공통된 화두다.
이번에도 그랬다. 축하한다는 인사와 함께 들어간 인터뷰 요청에 우선, 몸부터 낮추고 언행부터 가렸다.
“조심스럽다. 정부 일을 하는 사람이 나서면 잘 난 척 하는 것 같고, 공직사회 생리도 모르는 사람이 혹시 부각되는 것만 신경쓰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업무에 관한 한 저돌적이다. 한번 맡으면 깊고 넓게 파고들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성격이다. 필요하다면 장소도 가리지 않고 대상도 가리지 않고 만나서 논의하고 해결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렇다고 독선적인 성격이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주위 사람의 말에 끝까지 귀를 기울이는 스타일이다.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다는 얘기로 풀어내면 좋을 듯 하다.
신임 원장으로 내정된 그의 소회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듣겠다. 상의도 하겠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전파진흥원장에 방송계 인사가 온 것에 대한 통신계의 ‘균형’에 대한 우려감을 의식한 듯한 표현이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의 일에 대한 진지함이 묻어나는 표현으로 이해한다. 어느 쪽 출신이 아니라 맡은 업무에 대한 열정이라는 것이다.
오늘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가는 그는 “전기통신사업법·방송발전기본법 등이 통과되면 전파진흥원은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존 전파진흥원의 가치를 계승하고, 방통 융합 시대를 만들어가는 정부 업무를 서포트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방송통신업계의 기대감이 드러나고 있다. 법개정으로 방통융합시대의 주파수 업무 전반을 맡게 된 만큼 맡은 바 업무가 막중한데 따른 기대감이다. 벌써부터 그의 행보에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