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 침몰의 결정적인 원인은 철판을 연결한 리벳 소재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리벳의 물질적 특성을 정의하는 참조표준이 그때에도 있었고 이를 따라 만들었다면 배도 침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참조표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단적인 예다.
국가참조표준센터(센터장 방건웅)가 지식경제부 및 기술표준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 3년간 재료, 금속, 물리화학, 생명과학 등 4개 분야에서 총 17개의 국가참조표준 DB를 구축했다고 28일 밝혔다.
참조표준은 3대 국가 표준의 하나로 과학, 기술, 산업활동에서 생산되는 모든 측정 데이터 및 정보를 과학적으로 분석·평가해 정확도와 신뢰도를 공인한 수치다. 이번에 구축한 DB는 반도체 재료 열물성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산업 공정 설계용 플라즈마 물성 데이터, 압전 및 유전 세라믹의 전기적 특성, 원자력 재료, 유기화합물 열역학 물성, 유전체 생명정보 등 총 17개 DB다.
반도체 제조공정의 80%에 직간접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즈마의 물성 데이터 DB는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을 2% 정도 향상시켜 1243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낼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또 발전설비 소재의 고온크립과 피로특성 등에 관한 참조표준 개발로 발전소 설계 수명을 최장 6년까지 연장, 건설비 400억원가량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해당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방건웅 국가참조표준센터장은 “장비제조업체들은 통상 10번 정도 장비를 만들어보는 시행착오를 거치는데 참조표준이 있으면 비용이 절반으로 준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국가참조표준센터는 총 12개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참조표준을 수집, 등록 및 보급하고 있다. 국가참조표준센터는 오는 30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참조표준’을 주제로 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