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래기업이나 하청기업에게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하면 법적으로 처벌받게 된다.
그동안 일부 대기업이 독창적 기술을 보유한 하청기업에게 기술자료를 요구, 이를 다른 하청기업에게 전달, 가격을 내리거나 경쟁을 시켜 이익을 취하는 불공정 거래가 적지 않았다.
정부는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하도급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구두 위탁으로 계약서가 없는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갖추면 하도급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간주하는 ‘하도급 계약 추정제’가 도입된다.
구두로 작업을 지시받은 하청업체나 거래업체는 구두계약 내용을 원 사업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 확인을 요청할 수 있으며 15일 이내에 부인하는 회신을 하지 않게 되면 당초 통지내용대로 계약이 성립된다. 이렇게 되면 구두계약 권한이 명확해져 법적 분쟁시 일방적으로 분리했던 하청기업이 법적 보호를 받게 된다.
대기업이 거래기업과의 공동 기술개발, 기술자문 또는 기술지원 등의 사유가 아니고서는 거래기업에게 기술자료 제공 요청을 할 수 없도록 했다.
공정위는 원 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설계 변경에 따른 계약금액을 조정받으면 15일 이내에 그 내역을 하청기업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여 기존 3000만원에 불과했던 조사 방해행위 등 과태료 상한을 법인 2억원, 개인 5000만원으로 상향하고 허위 자료 제출 과태료도 3000만원에서 법인 1억원, 개인 1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공정위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조속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외에도 2010년 예산안, 기금 지출계획, 2009∼2013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등을 심의, 의결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