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IT문화 이제는 학교다] (163)그린홈 제로하우스

[나눔의 IT문화 이제는 학교다] (163)그린홈 제로하우스

추운 겨울날 창문 안쪽을 손으로 만져보면 물기가 흥건하게 묻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면 한동안 자국이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낙서판 대신 사용하기도 하지요. 이러한 현상은 왜 생길까요? 답은 공기의 대류 현상에 있습니다. 집안의 따뜻한 공기에 포함된 다량의 수증기가 차가운 창문에 부딪혀 서로 엉켜 붙으면서 물기가 생깁니다. 온도가 낮아진 기체는 수증기를 많이 포함할 수 없다는 점은 과학 시간에 배워서 다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무심코 지나쳤던 이런 현상 때문에 지구가 병들고 있다면 믿으시겠어요? 창문에 물방울이 맺혀 있다는 말은 그만큼 집안의 따뜻한 공기가 바깥의 차가운 공기와 많이 접촉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일러를 가동해 데워진 공기가 차가운 날씨 탓에 식어가는 셈이죠.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일러를 가동하는 데는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가 필요합니다. 유한한 자원인 에너지가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것을 막고 지구도 살리기 위해서는 집안 공기와 외부의 찬 공기가 만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합니다. 화석연료를 덜 사용할수록 우리가 숨쉬는 공기는 깨끗해지니까요. 그래서 나온 개념이 ‘그린홈 제로하우스’입니다.

 Q. 그린홈 제로하우스의 정확한 뜻이 뭔가요?

 A. 한마디로 외부로부터의 에너지 공급 없이도 생활할 수 있는 미래형 주택을 의미합니다. 그린홈 제로하우스는 태양광·태양열·풍력·지열 등을 통해 가정에서 필요한 전기와 열을 생산한 뒤 이를 최대한 낭비 없이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됩니다.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자급자족형 주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Q. 그린홈 제로하우스에서는 어떻게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나요?

 A. 그린홈 제로하우스에 적용된 에너지 기술은 크게 ‘능동형(액티브)’과 ‘수동형(패시브)’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능동형은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기술입니다. 주로 태양전지나 풍력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만들고 태양열·지열 등을 통해 온수를 공급받습니다. 가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전기는 KEPCO(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에너지도 아끼고 매달 돈도 벌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입니다.

 반면 수동형은 이미 생산된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이중창문과 특수 소재로 만들어진 건축 마감재 등이 수동형 기술에 사용됩니다. 인공조명이 필요하지 않도록 해주는 거실 전면 유리창과 천장 채광창도 수동형 기술에 포함됩니다.

 Q. 건축비가 일반 주택에 비해 비싸지는 않나요?

 A. 친환경 제품들의 가장 큰 단점은 기존 제품들보다 다소 비싸다는 점입니다.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첨단 기술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린홈 제로하우스에 적용된 각종 기자재들도 종전 제품들보다는 비싸지만 다행히 크게 차이가 나는 정도는 아닙니다. 능동형 설비를 장착하는 데는 일반 건축비 대비 10∼15%의 추가 비용이 들어갑니다. 수동형 기술을 적용하는 데는 7∼10%의 추가 건축비가 쓰입니다. 그러나 그린홈 제로하우스는 전기·가스 요금 등이 거의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오래 살면 살수록 이익입니다. 길어도 10년 정도면 추가로 투자했던 비용 이상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Q. 그린홈 제로하우스를 미리 만나볼 수는 없나요?

 A. 최근 정부에서는 친환경 주택 보급을 늘리기 위해 경기도 국립과천과학관 안에 그린홈 제로하우스 견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능동형·수동형 기술들을 학생 여러분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각종 장치들이 마련돼 있습니다. 그린홈 제로하우스 옆에는 친환경 주택 건설에 사용된 각종 기자재들의 원리를 쉽게 학습할 수 있는 기술관도 따로 준비돼 있습니다. 이번 주말, 미래 여러분들이 살게 될 그린홈 제로하우스를 미리 만나보는건 어떨까요?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