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가산 일대인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서 물류유통회사와 인터넷 쇼핑몰업체의 ‘화려한 동거’가 시작됐다.
물류회사들은 치열한 경쟁과 박한 이윤이라는 어려움을 탈피하기 위해 G밸리에 있는 자사 건물에 쇼핑몰을 입주시키고 있다.
건물에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물류회사는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배송물품을 수거하기 위해 직접 고객을 방문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쇼핑몰 업체도 물류회사 건물에 들어가 손해볼 일이 없다. 창고에서 제품을 출고하는 즉시 아래층에 위치한 택배회사로 이송, 바로 출고되기 때문에 빠른 배송으로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다. 24시간 배송작업도 가능하다. 물류회사에서 배송물량의 규모에 따라 임대료와 관리비를 저렴하게 책정해줘 일반 아파트형 공장보다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지난달 15일 오픈한 대한통운 가산동 물류터미널이 대표적인 예다.
대한통운이 총 586억원을 투자해 신축한 가산동 택배터미널에는 현재 티브이헤어, 스킨푸드, BC카드 포인트 사은품 사업부, 도그카페, 아이네오키드, 엔프라니 등 쟁쟁한 온라인 쇼핑몰들이 대거 입주했다.
고재학 티브이헤어 사장은 “택배를 위해 만들어놓은 건물이기 때문에 물건을 운반하기 위한 환경 자체가 좋다”며 “일반건물보다 천장이 1.5배 이상 높아 물건을 적재하기 쉽고 임대료도 일반 건물의 절반수준으로 싸다”고 말했다.
가산지역 대한통운 TPL영업본부 서동연 영업 부사장은 “우리 컨셉트는 쇼핑몰 업체들을 건물에 입주시켜 임대료와 택배 물량을 확보하자는 것”이라며 “서부간선도로, 남부순환도로와 연결되고 외곽순환도로·서해안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와 연계운송이 가능, 지리적 위치가 좋아 가산동 일대에 현대, 한진, CJ택배 등 메이저 택배사들이 모여 있다”고 밝혔다.
한진택배 가산동 지점에도 롯데닷컴물류센터, 황후닷컴(동아코스메틱), 케론리버스코리아, 둥지코스메틱 등 다수의 쇼핑몰이 입점해 있다.
쇼핑몰 업체들이 얻은 이점은 저렴한 임대료와 빠른 배송만이 아니다. 입주해 있는 다른 쇼핑몰과의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향후 엄청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티브이헤어는 같은 건물에 입주예정인 엔프라니와 계약을 체결하고 티브이헤어의 헤어용품 구입시 엔프라니 화장품도 함께 공급키로 했다. 고재학 사장은 “입주자 모임을 통해 가산동 대한통운 물류센터에 입주해 있는 전체 쇼핑몰을 클러스터로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김승규·장윤정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