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각종 디지털 기기의 이용이 날로 늘면서 필요해진 사용자ID와 비밀번호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매번 같은 비밀번호를 사용할 수도 없는 노릇. 더욱이 필요한 모든 비밀번호를 종이에 적어 들고 다니는 것도 안전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수많은 비밀번호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도 많지만 컴퓨터를 부팅하고 해당 프로그램 구동을 위한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등의 선행 작업은 불가피하다.
좀 더 편하게 비밀번호를 관리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 같은 요구에 이제는 개인의 생활필수품이 돼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는 휴대폰이 도우미로 나섰다.
늘 들고 다니는 휴대폰이 생체 정보를 인식하는 기능을 삼켜 이른바 ‘바이오 지갑(bio-wallet)’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홍채, 지문 등 생체정보의 인식 기능은 특정지역 출입을 위한 사용자 식별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을 통한 금융거래에서도 안전한 사용자 인증을 위해 도입되기 시작했다.
최근 한 IT전문가들이 개발한 바이오지갑은 모바일과 생체정보의 결합을 구체화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람 눈의 저마다 다른 홍채와 강력한 암호화 기술을 결합한 사용자 인증시스템을 통해 각종 비밀번호들은 물론이고 인증서·문서·대화내용·사진 등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는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한 것.
구글의 모바일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이 솔루션은 사전에 저장된 사용자의 홍채 정보를 인식해 적법한 사용자인지를 판별하게 된다. 홍채와 함께 사용자의 필체까지 터치스크린을 통해 인식할 수 있다. 민감한 내용을 저장할 때에는 군에서 사용되는 보안등급인 AES256비트로 암호화된다.
디지털 열쇠묶음이 한 손에 쥔 휴대폰과 우리의 눈에 담길 날이 머지않았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