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램 반도체 가격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기업들은 물론 해외 반도체 업체들에도 생존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치열했던 ‘치킨게임’에서 살아 남은 D램 업체들이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3위 D램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4분기(회계연도 기준, 6월 4일∼9월 3일) 실적을 내놓았다. 마이크론은 이번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88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 전년 동기(3억4400만 달러 손실)에 비해 손실폭을 대폭 줄였다. 또한 2억46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던 전분기보다도 훨씬 나아진 실적을 보였다.
당초 애널리스트들은 마이크론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4분기 분기 주당 손실과 매출을 각각 20센트와 12억8000만 달러로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 마이크론은 분기 주당 손실의 경우 10센트, 매출은 13억 달러를 달성하며 시장의 예상을 모두 뒤엎었다.
마이크론이 이러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은 D램 가격 상승이다. 마이크론측은 “전분기 대비 평균 D램 단가가 8% 상승했다”면서 “여기에 공급량도 19% 늘어 전체적인 D램 매출이 3분기보다 2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인 "DDR2 1Gb"의 가격(현물기준)은 2.06달러로, 2달러였던 작년 8월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해 매출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치열한 치킨게임속에 독일 키몬다는 가장 먼저 시장에서 퇴출됐다. 하지만 이후 일본과 대만의 반도체 업체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살아 남아, 최근의 업황 회복이 이들에게 새로운 발판이 될 지 관심이 쏠린다.
스티브 애플톤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힘든 상황이지만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걸 확인한다”며 “비용 절감 노력을 계속하고 운영을 강화하면 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