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유치를 계기로 앞으로 경제, 에너지, 자원,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 의제 설정자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G20 정상회의 유치 보고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모두 발언에서 “앞으로 G20은 세계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원, 기후변화, 기아, 빈곤 문제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는 핵심기구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바로 G20 의장국으로서 의제설정과 참가국 선정, 합의사항 조정은 물론이고 새로운 세계질서에 대한 대안을 적극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G20 정상회의 유치는 이제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변방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대한민국 국격을 한층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 됐지만 국제사회에서 이에 걸맞은 우리의 목소리는 없었다”며 “남북문제는 물론이고 국제적 이슈에서도 우리의 비전과 해법을 내놓고 주도하는 노력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전대미문의 세계적 경제 위기를 누구보다 빠르게 극복해내고 있으며 녹색성장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했다”면서 “세계가 모두 우리를 인정하고 있으며 존중하는 만큼 우리도 스스로를 존중하자”며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출구전략 시기를 묻는 질문에 “한국의 경제 회복이 가장 빠르다고 하지만 아직 출구전략을 짜기에는 이르다”며 “출구전략은 나라마다 사정이 달라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출구전략의 일반적인 규정을 만들어 G20 정상회의에서 공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내년 6월 G20 정상회의 이후 출구전략 시행 여부를 결정할 뜻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G20 유치에 고무된 듯 회견 내내 상기됐으며 ‘그랜드 바겐’의 미국과의 조율이 미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모르겠다고 하면 어떠냐. 우리가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특별기자회견은 취임 후 세 번째며 지난해 6월 광우병 관련 특별 기자회견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