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일 발표한 녹색인증 도입방안의 핵심은 세제 혜택을 통한 민간 자금 유입이다. 녹색기업에 돈이 몰리도록 해 투자자들은 재테크를 하고, 해당 기업은 직접 투자의 효과를 얻도록 함으로써 녹색기술의 상용화와 확산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다.
세제개편안을 보면 녹색펀드 투자자는 투자금액의 10% 한도로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비과세한다. 만기 3년 이상인 녹색예금과 녹색채권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한다. 녹색예금은 2000만원, 녹색채권은 3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수익률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동일한 조건의 금융상품과 비교해볼 때 비과세는 큰 매력이다. 돈이 몰리는 이유다.
내년 2월 중순 이후 녹색기업의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 정부는 이미 금융기관들과 녹색기업에 우선적인 지원과 저리 대출을 약속받아 놓았다. 소관 부처의 기존 정책과 연계해 R&D·보증·마케팅·수출 등 지원 우대방안도 마련된다.
다만, 녹색투자 과열 현상이 우려된다. 2000년 초반 벤처붐과 같은 개미들의 투자 과열로 생길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때문에 정부는 녹색기업에 대한 혜택을 따로 두지 않았다. 이창한 지식경제부 산업기술정책관은 “벤처 붐처럼 지나친 정부 혜택에 따른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며 “시장에 의한 판단이 우선될 수 있도록 기존 틀 내에서 우대해 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녹색기술의 높은 인증기준도 문제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박막 태양전지는 고시 기준 통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상용제품 효율이 10% 안팎인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태양전지는 모듈 효율 14% 이상이 기준으로 제시됐다. 업계 선두인 독일 부르스솔라도 실 효율은 12%에 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CIGS 태양전지는 이제 막 10%대 벽을 통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CIGS 태양전지 효율은 단 1% 올리는 데 짧아도 수년이 걸린다”며 “국산 제품이 이 기준을 통과하려면 적어도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질실리콘(a-Si) 태양전지도 ‘허들’이 턱없이 높다. 국산 상용제품 효율이 갓 7%대를 넘겼지만 고시기준은 11%다. 세계적으로 효율이 두 자릿수를 돌파한 양산제품이 없다. 실험실 수준에서 효율 10%를 넘긴 적은 있지만 양산 기술이 워낙 까다롭다.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