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리콜 도요타 실적 `비상`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가 대량 리콜로 신뢰성이 흔들리면서 내년 목표로 하고 있는 흑자전환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현지 언론은 경기회복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가 회복되는 시점에 터진 뼈아픈 악재라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미국에서 도요타가 380만대의 리콜을 실시하는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것으로 실적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1일 보도했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사 승용차의 바닥 매트가 액셀러레이터에 걸려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잘 팔리는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와 캠리, 아발론, 타코마, 렉서스 등 380만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다.

리콜 대상 차량의 매트를 교환하는 데는 1천엔 정도가 들어가지만 영업직원들이 리콜에 시간을 빼앗기면서 판매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뼈아픈 것은 신뢰성의 타격이다. 그동안 쌓아올린 세계에서 가장 안전성이 높은 자동차업체라는 이미지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미국의 포드자동차는 지난 2000년 타이어 대량 리콜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봐야했다. 소송 천국인 미국에서 제품의 ’안전’을 둘러싼 경영리스크는 기업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제위기로 매출이 떨어지면서 도요타는 올해 4천500억엔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엔 흑자를 목표로 구조조정과 판매 확장에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GM 등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경영난으로 판매 조직이 무너진 틈을 타 브랜드 이미지와 판매망을 앞세워 매출 확대를 노리려던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됐다.

미국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상대적으로 엄청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안전성을 내세워 북미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요미우리 신문은 “실적회복에 총력을 쏟고 있는 도요타로서는 찬물을 뒤집어쓴 꼴이 됐다며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는 판매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이달부터 미국 시장에 3개월간 10억 달러의 판촉비를 투입해 매출을 평월 대비 30∼40%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신뢰성 타격으로 약발이 불투명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