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10대를 잡아라…불꽃 경쟁

휴대전화 업계 최고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10대를 잡아라!

최근 국내외 휴대전화 시장에서 ‘파워 소비층’으로 떠오른 10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외 전체 휴대전화 시장의 지형과는 다르게 10대 시장에서는 LG전자의 점유율이 높아 삼성전자가 ‘LG 따라 하기’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2분기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과 LG는 각각 19.2%, 10.9%를 기록하며 나란히 2,3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9월 삼성이 55.8%, LG는 27.5%를 달성하며 삼성이 LG를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10대 휴대전화 시장의 판도는 반대다.

최근 미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LG는 미국 10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브랜드로 떠올랐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콤스코어사가 지난 2분기 13세에서 17세의 미국 청소년 이동통신 가입자 1천774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쓰는 휴대전화 20대 중 LG 휴대전화가 9대를 차지했다. 청소년 가입자 중 LG 휴대전화 사용자 비중 역시 27.3%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삼성전자가 23.6%로 2위, 모토로라가 21.7%로 3위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이래 LG전자는 국내 25세 이하의 신세대 시장점유율 45%를 기록했다. LG전자가 젊은 층에서는 삼성전자와 대등한 수준으로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가 10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10대가 원하는 제품과 그들의 문화 코드에 꼭 맞는 마케팅에 있다. 국민 터치폰으로 10대 풀 터치폰 시장을 이끈 쿠키폰은 전 세계적으로 650만대 이상 판매됐다. 또, 미국 10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문자 관련 기능을 특화한 메시징폰 역시 누적 기준으로 2천700만대가 판매됐다. 10대의 우상폰으로 자리 잡은 롤리팝은 10대들에게 특화된 화려한 색상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기능으로 국내에서만 60만대 이상 판매됐다. LG전자는 10대의 우상인 아이돌그룹 ‘빅뱅’과 신인그룹 ‘2NE1’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마케팅으로 이들을 사로잡았다. ‘롤리팝송’은 같은 음절을 반복해 듣는이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하는 이른바 후크송(Hook Song)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내 주요 음악사이트와 컬러링, 벨소리 1위를 모두 휩쓸었다. 또, 지난 2007년부터 미국서 매년 문자보내기 최고수를 뽑는 ‘전미 문자 보내기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10대에게 인기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공동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LG가 이처럼 10대를 겨냥한 것은 삼성전자에 밀린 판도를 향후 10대들이 20대, 30대로 성장했을 경우 뒤집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자극받은 삼성전자도 LG전자가 장악한 10대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LG전자가 쿠키폰을 지난해 10월 글로벌시장에, 올해 3월 국내시장에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하자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6개월 늦게 쿠키폰과 똑같은 LCD 크기와 사양을 갖춘 스타폰을, 국내에서는 2개월 늦게 쿠키폰과 비슷한 콘셉트의 ‘연아의 햅틱’을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연아의 햅틱’은 누적판매 85만대 돌파로 지속적인 판매 증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올해 안에 최단기간 100만대 판매 성과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롤리팝폰 광고의 주요 콘셉트을 답습한 아몰레드 광고 마케팅도 선보였다. 후크송 중심의 뮤직비디오 제작, LED 배경의 뮤직비디오 배경, 대형 가수와 신인 가수의 결합 등 롤리팝폰 성공의 키포인트를 그대로 도입했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최근에는 롤리팝폰과 마찬가지로 10대 시장을 직접 겨냥한 ‘코비’라는 브랜드로 전 세계 10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대들은 문자메시지 세대로, 이들이 성장한 뒤에 익숙한 문자 자판을 바꾸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고객으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미래 휴대전화 시장의 승자를 미리 점칠 수 있는 10대 휴대전화시장에서 삼성과 LG의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