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아버지’로 불리는 백우현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가 미국 방송도서관이 선정하는 ‘올해의 방송계 자이언트(Giants of Broadcasting)’상을 받았다. 도서관 측은 지난 6월 미국이 디지털 방송을 성공적으로 송출한 데는 백 사장의 방송 분야 기술 공로가 컸다고 평가했다. 이번 수상으로 백 사장은 전세계 TV업계 최고 권위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미국 디지털 방송은 백 사장이 개발한 디지털 비디오 압축기술인 ‘디지사이퍼(Digicipher)’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미국 케이블 방송 전송 표준에도 큰 역할을 했다. 미국 방송도서관은 37년간 TV·라디오 등 미 방송 역사를 연구하고 보존해 온 기관으로 방송 발전에 크게 기여한 엔지니어·방송인·언론인·기업가 등을 ‘올해의 방송계 자이언트’로 선정해 발표해 왔다.
백우현 사장은 수상 연설에서 “1990년에 개발한 세계 첫 디지털방송 시스템이 1996년 미국 표준으로 채택되고, 올해 아날로그 방송을 끝내고 디지털로 성공적인 전환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 역사에 또 하나의 큰 역사가 시작됐다”며 “모바일 기기에서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 사장은 1997년 11월 17일 미국 USA투데이의 커버 스토리에서 ‘디지털TV 아버지’로 소개됐고, 2004년에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전미가전협회(CEA)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백 사장은 미 MIT(통신제어시스템·공학박사)를 졸업하고, 퀄컴과 제너럴 인스트루먼트(GI)에서 기술 담당 임원을 지낸 후, 지난 1998년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당시 부사장)로 자리를 옮겼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