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4년 반만에 분기 영업이익 4조원에 도전한다.
지난 2004년 1분기 반도체 부문의 이례적인 호황으로 영업이익 4조원을 넘겼던 대기록을 깰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3분기 공식 실적 발표를 앞두고 6일께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공시할 예정이다.
5일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예상치를 일제히 쏟아내며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키움증권과 LIG투자증권의 4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보고서가 눈에 띄었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반도체와 LCD 등 전 사업부문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휴대폰, TV 등 세트부문이 깜짝 실적을 이끌었던 것과 달리 반도체, LCD 부문의 가격 상승에 힘입어 높은 성장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LCD·휴대폰·디지털미디어 4부문 모두에서 고루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이란 기대감도 고조됐다.
4조원을 넘지 못하더라도 증권사 13곳의 영업이익 평균 예상치는 연결 기준으로 3조67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 영업이익 2조 52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이 4700억원에 그친 1분기와 비교해 8배 수직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금융 위기가 기세를 떨치던 지난 1분기에도 흑자 방어에 성공해 라이벌 업체에 비해 후한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바라보면서 급락하는 증시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이 3분기에 비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환율까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날 삼성전자는 5.6% 급락한 74만70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면서 이날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IT주들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LG전자와 하이닉스는 5.56%, 4.33% 빠져 11만5000원과 1만8800원에 장을 마쳤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빠지면서 4분기와 내년 초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낮은 환율 수준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때까지는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