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와 IBM의 송도 투자는 단순한 거대 기업의 국내 유치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두 회사는 세계 최고 다국적 기업이지만 해외 투자, 특히 연구개발(R&D)와 같은 고도의 투자에선 돌다리도 두드리듯 신중한 기업들이다. 이러한 기업들이 글로벌 IT 신사업의 거점으로 송도를 선택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IT산업의 허브가 될 자격이 있음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게 됐다. 다른 글로벌 IT 기업의 투자 유치에도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송도, IT집적단지 가능성 보인다=인천 송도국제도시가 글로벌 IT기업 집적단지로 변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외국인 투자(MOU 포함) 유치가 총 54건, 643억308만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송도지구가 유치한 외국인 투자는 전체의 70%에 이른다.
지구별 투자유치 현황을 보면 송도지구에 전체 유치사업의 70%인 38건이 몰렸다. 총사업비 규모도 65%에 이르는 417억8700만달러에 달한다. 대부분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낸 첨단기업들이다. 교보-IBM 데이터센터 입주를 시작으로 LED 제조, 탄소나노섬유 제조 및 R&D, LCD 생산용 장비 제조·연구, 산업용디스플레이 모니터 제조·연구, 항공우주산업 관련 R&D, 생명과학연구소, IT연구원 및 교육프로그램, 디지털엔터테인먼트 센터, 대체에너지를 생산하는 IT관련 사업이 대다수다. IBM은 이번 스마트연구센터 투자 결정에 앞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설립은 물론이고 바이오리서치콤플렉스(BRC)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세계의 IT테스트베드로=송도가 이처럼 글로벌 IT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은 두바이를 능가하는 국제적 비즈니스 도시로의 가능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2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으며, 중국과도 40분 이내 거리다. 여기에 세계적 항만 시설도 갖추고 있다. 도시 내 인프라도 우수하다. 151층 고층 건물이 수년 내 들어서며 국제학술회의나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대형 컨벤션 센터와 호텔도 하나둘 늘어가고 있다. 비즈니스와 정주시설을 함께 만들어 자족기능을 갖췄다. 설계 때부터 친환경디자인과 도시설계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일반 도시의 3분의 1로 줄이는 등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배후에 인천과 서울 등 대도시와 가까워 인력 고용도 용이하다.
◇인프라 보완 투자 병행해야=최근 방한한 세계적 석학 자크 아탈리는 송도를 모범적 생태 도시로 언급하며 “에코 폴리스의 모범”이라고 칭찬했다. 경제특구의 선도 역할을 해온 송도국제도시는 올해 말로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2단계 사업에 들어간다.
송도에는 고민도 있다. 세계 최고의 녹지율과 최첨단 정보통신 신기술을 자랑하지만 세계적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해외 기업 투자유치와 주변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국제학교와 국제병원 등의 유치는 단지 입주민을 위한 것을 넘어 글로벌 u헬스도시 건설과 산학 협력 등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규제 완화와 자원 집중이 더 이뤄져야 한다. 또 송도의 가능성을 더 널리 알려야 한다. 내년 G20정상회의 유치 등 세계에 송도의 현주소를 알릴 만한 이벤트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도는 인천 지역 차원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비즈니스 도시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