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의 메카 `G밸리`] "종이부식 방지장비 거품 걷었어요"

센추리이씨가 개발한 종이기록물 소형 부식방지 장비 북세이브
센추리이씨가 개발한 종이기록물 소형 부식방지 장비 북세이브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가로 국가기록원, 국립중앙도서관과 같은 대형 자료관에서만 사용하던 종이부식 방지장비(이하 탈산장비)가 민간시장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을 전망이다.

 종이기록물 탈산장비 전문 생산업체인 센추리이씨(대표 김두원 www.centuryec.co.kr)는 비용부담을 대폭 줄인 소형 탈산장비 ‘북세이브’를 개발,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북세이브’는 가격은 물론 크기 면에서도 군살을 제거하고, 장비 운용방법도 대폭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탈산장비의 경우 대형 설비로 설치 운용에만 3억∼4억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반면 북세이브는 3000만원대의 가격에 김치냉장고 크기로 별도의 설비공간도 크게 차지하지 않는다. 원터치 작업으로 전문 운용인력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센추리이씨는 종이 탈산작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탈산용액 회수에 ‘증발응축’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도입, 장비의 소형화를 가능케 했다. 일반 탈산장비들이 고가의 탈산용액을 회수하기 위해 진공펌프로 빨아들이는 것과 달리, 증발하는 용액을 밀폐공간에서 재응축시켜 회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진공펌프를 사용하지 않아 전력소비와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여, 일반 도서관이나 사무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회사는 △문서탈산장치 △침수식 장치를 이용한 문서탈산방법 △문서탈산처리장치 등에서 특허를 확보하는 등 종이 기록물 보관과 관계된 핵심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회사는 별도의 탈산장비 구축에 어려움을 느끼던 중소규모 자료관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 특히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올해부터 종이기록 생산물 1000권, 보존대상물 5000권 이상에 해당하는 기관은 의무적으로 탈산작업을 해야 하는 것도 기회로 평가된다.

 센추리이씨는 우선 대학교 도서관 위주로 시장을 형성한 후 정부기관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밀문서의 외부반출이 허용되지 않는 기관에서도 필수장비로 도입할 수 있다는 기대도 갖고 있다.

 김두원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비용 문제로 수많은 중요 책자와 문건이 부식돼 사라지고 있다”며 “북세이브가 중요 자료의 손실을 막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