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 기술 가운데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게 시작한 태양전지 부문에 도약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태양전지 기술이 1세대 방식에서 2세대 방식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국내 산업의 강점이 크게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1세대 태양전지라 지칭되는 결정형 실리콘 태양전지는 현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나, 제조 단가가 높다는 단점 때문에 박막형 태양전지 등 2세대 태양전지로 기술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다. 박막형 태양전지의 경우 제작방식이 반도체, LCD 증착 기술과 흡사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LCD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의 부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태양전지 사업에 적극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가운데 LG전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솔라셀 사업팀을 두고 태양전지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화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LG화학의 태양전지 사업을 통합한데 이어 2개 라인의 태양광 발전소 설립에 나섰고 2010년까지 약 22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행보에 탄력이 붙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월 대면적(1.1m×1.3m) 박막 태양전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인 11.1%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실질적으로 입증해 기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특허 출원 부문에서는 걸음마 단계다. 미국 등록특허를 통한 기술력 평가지수인 그린에너지기술지수(GETI) 평가에서 LG전자는 분석 시점 기준으로 보유한 미국 등록특허가 없어 글로벌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LG전자는 현재 특허 등록 전단계인 미국 공개특허를 10여건 가량 확보하고 있어 특허를 통한 기술력 축적 역시 가시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GETI 분석에서 태양전지 부문 1위 기업인 캐논이 75건, 2위 기업인 코나카 테크놀로지가 20건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보유한 10여건의 공개특허가 등록특허로 전환되면, 글로벌 10위권도 바라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LG전자는 태양전지 부문 국내 등록 특허를 20여건, 국내 공개 특허를 80여건 가량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의 태양전지 부문 국내 특허 출원이 점차 활발해지면서 주요 특허 기술이 미국 등 해외 특허 출원으로 연결되면 단기간내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LG전자·LG화학·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등 LG계열 3사가 2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박막형 실리콘 태양전지 부문에서 총 37건의 국내 특허를 확보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특허 출원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주원 이디리서치 사장은 “미국 특허기술은 주로 결정형 태양전지 기술과 실리콘 박막형 태양전지 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특허기술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기술과 구리·인듐·갈륨·셀레늄(CIGS) 기술 분야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LG전자의 경우 현재까지 공개특허 건수는 적지만 향후 공개특허들이 등록되면 태양전지 분야의 기술력 지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의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 (02)2169-9457
이강욱기자 woo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