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S 2009] 윤종용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장](https://img.etnews.com/photonews/0910/200910090143_09035103_716943187_l.jpg)
우리 전자산업이 올해로 50년째를 맞는다. 비교적 짧은 근대화 시기를 거친 우리나라에서 반세기의 역사를 가진 전자산업의 그동안의 업적은 과히 놀랄 만하다. 1959년 전후 복구에 여념이 없던 시절 진공관라디오를 만들어 수출을 해 보겠다는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 오늘날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컬러TV 같은 세계 시장을 누비는 일등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때 또 한 가지 뜻깊은 행사가 오늘 경기도 일산에서 개최되는데, 지난 1969년 덕수궁에서 시작해 이제 불혹의 나이를 맞는 한국전자전(KES)이 그 주인공이다.
독일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척박한 우리네 서비스산업에 40회째를 맞는 전시회가 있다니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산업화 초기, 가발·신발 등과 함께 진공관라디오나 앰프를 ‘메이드 인 코리아’의 깃발 아래 처음 벽안의 외국인들에게 알리기 시작한 한국전자전은 이제 반도체·디스플레이·IT융합 등의 부문을 아우르는 ‘한국전자산업대전’으로 확대돼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내 최대의 전시회로 성장했다.
올해는 특히 휴대폰·LED TV와 같은 첨단 제품 외에 3D디스플레이, 차세대컴퓨팅, 디지털병원, 디지털방송장비와 같은 미래산업의 트렌드와 우리 기술의 수준을 외국 바이어와 주요 기업 CEO들에게 제시해 IT정책과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시회 내용도 부품업체와 완제품업체를 연계하는 기존의 방식에 더해 새로이 디자인, 콘텐츠, 유통을 제품과 연결하는 부가가치 체인상의 만남의 장도 마련해 우리 전자제품이 콘텐츠나 유통과 같은 전·후방산업을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전시 기간 중 일산극장에서는 3D 영화제가 같이 개최되며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는 화창베이, 칩원스톱 등 각국 최대 전자유통 대표단들이 오고 있어 새로운 전시방식의 성과가 벌써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전자산업은 우리나라 총수출의 31%를 차지하고 있는 주력산업으로 이제 또 다른 반세기를 준비하는 출발점에 서 있다. 우수한 인적 자원과 최근 ‘IT 코리아 미래전략’에서 제시한 IT융합, 소프트웨어(SW), 주력IT, 방송통신, 인터넷 등과 같은 강력한 정부정책을 기반으로 한 산업의 성장토양은 또 다른 50년을 준비하는 데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한국전자전도 지난 40년 동안 우리 기업들의 대외창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던 것처럼 휴대폰·반도체 같은 세계 일류 상품을 만들어 온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창구로 또 다른 50년을 부단히 준비해 머지않아 미국의 CES나 독일의 IFA와 어깨를 견주는 세계적 전시회로 거듭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