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국내 증시는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속에 지난주 후반부터 시작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으로 출구전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데다 미국 증시 역시 호전된 경제지표와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모멘텀에 힘입어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3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올라간 상태에서 4분기 이후 실적 둔화 가능성이 제기돼 2분기 실적 랠리와 같은 새로운 랠리 형성보다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지수는 이번주 1,646.79로 마감해 지난주 말 1,644.63보다 2.16포인트(0.13%) 오르는 데 그쳤다. 주초에는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및 고용지표가 기대치를 밑돌자 경기 회복 기조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1,600선 초반까지 떨어지며 조정을 거쳤다. 이후 호주의 전격적 금리 인상과 옵션 만기일 매물 부담 등이 불안심리를 자극,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1,600선이 붕괴되기도 했지만,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이 독자적 출구전략 시행 우려를 빠르게 잠재우며 급반등에 성공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은 이번주 후반을 기점으로 차익 실현 움직임을 멈추고 순매수로 돌아서고 있어 지난달부터 시작된 조정 흐름이 어느 정도 일단락됐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 인텔과 IBM,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다음주 실적 발표가 예정된 미국 정보기술(IT) 주요업체와 금융기관들의 실적이 전분기보다 한층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증시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주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예고했음에도 효과가 크지 않았듯이 13일 LG화학을 필두로 전개될 3분기 어닝시즌 파워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커 지수가 이전의 강력한 상승 추세로 복원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대증권 류용석 시황분석팀장은 “현재까지의 3분기 실적시즌 분위기는 이렇다 할 실적 상·하향 조정 없이 조용할 뿐만 아니라 2분기에 비해 기대치가 낮은 편이어서 새로운 랠리 형성보다 박스권 구도 아래에서 섹터 및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김중현 연구원은 “IT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들은 단기 낙폭이 컸지만,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음에 따라 저가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며 “국내 경기 회복세를 바탕으로 주목받는 내수 관련주들에 대해서도 관심의 끈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코스닥지수는 지난주 말보다 3.74포인트(0.74%) 오른 506.29로 이번주를 마감해 코스피지수와 마찬가지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개인의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됐지만, 기관이 매도로 일관하면서 답답한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전기자동차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전자책 관련주 등 테마주를 중심으로 한 종목별 장세가 펼쳐졌다. 또 환율 하락 속에 키코(KIKO) 관련주들은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재평가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대형주 위주로 매기가 집중되는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지난주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지수는 조정을 받았다”며 “따라서 지수가 반등하게 되면 그동안 낙폭이 컸던 대형주에 먼저 관심이 쏠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