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CD에 IPS계열 기술 채택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의 고유 기술인 ‘IPS(In Plane Switching)’와 같은 계열의 LCD 패널 양산을 추진한다.

 삼성전자가 독자 기술인 ‘VA(Vertical Alignment)’가 아닌 IPS 계열의 패널을 양산하는 것은 처음이다. 최근 일본 샤프와 VA 계열의 기술 특허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세계 시장 1위인 삼성전자 주도로 세계 LCD 패널 업체들의 고유 기술 장벽도 점차 허물어지는 추세로 해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내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IPS 기술을 일부 변형한 ‘PLS(Plane to Line Switching)’ 방식의 9.7인치 태블릿PC용 LCD 패널을 개발 중이다. PLS는 LCD 핵심 소재인 액정을 수평으로 배열하는 IPS 기술의 아키텍처와 구조를 일부 변형한 기술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일본 샤프·대만 AUO 등과 함께 지금까지 세계 시장의 주류인 VA 기술 진영을 구축해왔다. 성능을 더욱 진일보시킨 ‘슈퍼(S)-VA’ 기술을 독자 개발, 양산했으며 최근엔 ‘PS(Polymer Stablized)-VA’ 기술까지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에 IPS 기술 진영에는 일본 파나소닉의 자회사인 ‘IPS알파’가 있긴 하지만, LG디스플레이가 세계에서 유일한 선두권 LCD 패널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액정의 배열 기술이 다른 VA와 IPS는 LCD 패널 기술을 양분한다. VA 방식은 액정 분자를 수직으로, IPS는 수평으로 배열한다. VA 방식은 IPS에 비해 시야각과 반응속도 측면에서 뒤진다고 알려졌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LCD 내부에 폴리머를 경화시켜 액정 분자를 특정 방향으로 배열하는 PS-VA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해 약점을 획기적으로 극복했다.

 삼성전자가 IPS 계열의 PLS 패널까지 개발한 것은 세계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하려는 기술 다변화 전략과 더불어 현재 샤프와 진행 중인 특허 분쟁에서 또 다른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샤프는 지난 2007년부터 미국·한국·일본 법원에서 VA 방식 LCD 패널 기술의 특허 분쟁을 진행 중이다. 올해 들어 미국 무역위원회(ITC)에서 승패가 엇갈렸으며 내달 본판정을 앞뒀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 LCD 패널 기술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과거 전통적인 기술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는 추세”라며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PLS 패널도 LG디스플레이의 IPS 기술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