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미래는

[미래칼럼]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미래는

 근래에 들어서 ‘향후 금융, 경제, 국제질서 등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일부에서는 이제 미국의 시대는 끝이 나고 중국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말이 많다. 하지만 미국의 시대가 끝났다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다. 엄청난 재정적자로 인해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미국의 신용에 의구심이 커지고 결국은 기축통화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이런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20세기 중후반에도 미국은 비슷한 도전과 위기를 맞았지만 결국은 다시 초강대국 지위를 회복했다. 물론 중국이 2025∼2030년께가 되면 경제력 규모에서는 미국을 앞설 수 있다. 그러나 시대적으로 단 한 나라에만 부여되는 절대적 지위의 자리는 돈이 많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경제, 문화, 교육, 신뢰성, 창의적 발상, 권위 등의 갖가지 요소를 모두 갖춰야 얻을 수 있는 자리다. 그리고 중국은 향후 미국뿐만 아니라 잠재적 경쟁자인 인도와의 힘겨루기를 해야 한다. 미국의 근본적인 문제가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에 있기에, 거꾸로 미국이 이를 극복하면 다시 중국과 본격적인 경쟁을 할 수 있게 된다.

 한 국가가 재정적자를 해소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극단적 방법으로는 전쟁을 일으키는 것과 모라토리엄 선언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 두 가지 중 그 어떤 것도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 이 두 가지 외에도 충분한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것이다. 둘째, 재정적자를 줄이려면 씀씀이는 줄이고 세금은 더 많이 걷으면 된다. 그러나 이런 것 외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것이 무엇일까. 아주 간단하다. 예전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 빚을 갚으면 된다. 이것이 바로 오바마 정부가 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공식 천명한 이유다.

 지난날 미국의 방식으로 보아서는 앞으로 형성될 엄청난 줄기세포 치료제와 관련된 시장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하에서 싹쓸이할 가능성이 크고, 그에 따라 전에 없었던 새로운 부를 창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IT 분야, 바이오 분야, 뇌공학, 양자역학을 중심으로 하는 나노·우주·로봇 등에서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이런 영역에서 엄청난 부를 새롭게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미국의 영향력과 지위는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2025∼2030년께가 되면 제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형성된 미국 중심의 세상은 어느 정도는 변화돼 있을 것이다. 즉, 절대적이고 철옹성 같던 미국의 힘에 균열증세가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틈을 비집고 중국의 강력한 부상, 이머징 국가들의 경제성장 등으로 세계의 권력, 부와 영향력도 탈미국화의 현상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이 최근의 분위기처럼 그렇게 빨리 무너지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윤식 미래학자·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