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페어링 분리 내주 재연실험

 우리나라 첫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의 페어링(위성보호덮개) 분리 실패 원인을 명확하게 구명하기 위한 재연 실험이 다음주 실시된다.

 한·러 조사위원회(FRB:Failure Review Board)도 이달 29일 본격 가동된다.

 14일 이상목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조사단이 페어링 한쪽이 분리되지 않은 원인을 못 찾고 있다”며 “조만간 재연실험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지금까지 한·러 공동조사단이 페어링 분리 실패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 진상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다. 지상실험에서 수만 번의 실험을 거쳐 성공했던 페어링이 우주공간에서 분리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기술 결함 혹은 문제점을 찾기가 어려우며, 우주발사체 발사과정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할 수 없는 실험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상목 실장은 이 실험은 항공우주연구원 실험실 내에서 페어링과 관련 부품은 물론이고 폭약의 분량 등을 실제 발사 당시와 똑같이 준비해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항공우주연구원 측은 “정확한 날짜는 아직 미정이고 ‘유사재연실험’이라는 명칭 아래 비공개로 실시된다”며 “실험 결과는 조사단의 종합 조사 발표 때 함께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험을 통해 한쪽 페어링 분리 실패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목 실장은 “(재연실험을 하더라도) 끝까지 원인을 못 밝힐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토러스 로켓도 5개월이나 조사했지만 결국 원인을 알아내지 못하고 미궁에 빠졌다”고 말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2월 발사한 탄소관측 위성 ‘토러스XL로켓’도 페어링 분리에 실패했지만 끝내 원인을 구명하지 못했다.

 당초 19일로 예정됐던 한·러 FRB는 국정감사 시즌을 피해 29일로 연기됐다. FRB 결론 여부에 따라 추가 발사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우리측과 러시아 간의 치열한 책임 소재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FRB는 러시아에서 3∼4일간 열린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