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전자전 메인 전시관인 ‘명예의전당(Hall of fame)’에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된 업체가 있어 전세계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레이캅’이라는 살균청소기 브랜드로 유명한 부강샘스라는 업체다. 이 업체는 자동차 스프링, 샤프트 등 금속가공류를 주로 생산해왔으나 몇년 전부터 ‘레이캅’이라는 살균청소기 브랜드로 더 이름이 높다.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가 2세 경영자로 이어지면서 생활가전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레이캅 탄생에 주도적 역할을 한 이가 바로 이성진 사장(40)이다.
“부강샘스가 삼성 등 여러 기업들과 주문자생산(OEM) 방식으로 거래하면서 전자제품에 대한 기술력을 어느 정도 축적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레이캅 탄생에 적극 활용했죠.”
부강샘스는 지난 2004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후 2006년 결국 레이캅 브랜드로 살균 청소기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기업과의 법률적 문제를 해결하고, 매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의사 출신 CEO란 독특한 이 사장의 이력도 관심을 끌었다. 한림대 의대를 졸업한 후 듀크대 MBA를 거쳐 존슨앤존슨 구매담당자로 일하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감을 익혔다. 이번 홍콩전자전 참가를 계기로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유럽 등 14개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아시아 시장 진출 성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했습니다. 홍콩전자전을 계기로 아시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겁니다. 최근 태국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22개 매장을 보유한 홍콩 모 유통업체와 공급계약이 막바지에 들어갔습니다. 레이캅 매출이 지난해 8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120억원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레이캅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우선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려는 수많은 후보 기업들을 제쳐야 했다. 비용도 적지 않게 들었다. 공간 할당 비용 3만5000달러, 부스 설치에 3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됐다. 대기업이 아닌 회사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입점 자격 요건도 까다로웠다. 독자 브랜드, 기술 자산 증명, 영문 자료 및 웹사이트를 완비하는데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투자비용, 준비기간 등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명예의 전당에 입점하면 수많은 바이어들의 주목을 끌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부분의 아시아 기업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고, IT경쟁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시장 전반을 노리는 기업이라면 충분히 해 볼만한 투자입니다.”
홍콩=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