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3조2700억원을 신규 투입하는 파주 8세대 LCD 2라인에 핵심 전공정 장비인 플라즈마화학증착장비(PECVD)의 절반을 국산으로 채운다. PECVD는 LCD 유리기판 위에 분자 또는 원자 단위 물질을 플라즈마 기법으로 증착해 전기적 특성을 갖게 하는 핵심 장비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통틀어 국내 LCD 생산 라인에 국산 PECVD가 절반을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파주 8-2 라인에 국내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과 미국 AKT사의 PECVD를 각각 절반씩 발주하기로 하고, 현재 막바지 가격 협상을 진행중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8세대 2라인의 PECVD는 주성엔지니어링과 AKT에 각각 절반씩 구매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면서 “이달내 발주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2년 주성엔지니어링이 국내 처음 개발, 양산한 PECVD는 LG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장비 국산화 확대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 장비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것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 생산 라인에 채택된 사례여서 해외 수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8-2라인 증설에 총 3조27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이달 초부터 장비를 발주하기 시작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대형 LCD TV용 패널 양산을 목표로 투입 원판 기준 월 12만장의 최대 생산 캐파를 확보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가 국산 PECVD 채택을 확대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미온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협력사인 에스에프에이가 8세대 LCD 라인에 1대의 CVD 장비를 채택한 적이 있지만, 양산 확대 적용은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또 자회사인 세메스를 통해 PECVD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역시 양산 라인에 구축하는 것은 머뭇거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도 전체 LCD 생산라인에 미국 AKT사의 PECVD를 사용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를 중심으로 양사의 장비 교차 구매가 확대 추진중이지만, 국산 PECVD가 삼성전자에 공급될 가능성이 적다는 시각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