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이오제품 ‘유럽서 通했다’

기술력 선진국과 대등…수출 계약 잇따라

KOTRA는 지난달 6일부터 8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하노버 생명공학박람회(Biotechnika 2009)에서 한국 바이오 기업들 제품이 큰 호응을 얻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 기업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9개사가 참가했다. 이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숫자이며 독일, 미국, 스위스 등에 이어 7번째다. 일본기업은 단 2개사만이 참가하여 대조를 이뤘다. 또한 이들 기업의 해외마케팅을 지원한 KOTRA는 한국의 바이오기술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큐베이터, 쉐이커, 농축기 등 실험기기를 제조하는 엔바이오텍은 독일, 일본 제품보다 크기는 작고 내부온도 균일성은 우수한 CO2 인큐베이터를 선보였다. 경쟁사보다 30%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이 회사의 제품은 출품 품목 5개 모두 현장에서 수출 계약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궁경부암 바이러스 진단용 킷을 제조하는 캐치바이젠은 경쟁사인 큐아젬(독일)보다 가격은 최대 50%나 저렴하면서 성능과 정확성은 더 높은 제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회사의 제품은 시약과 검진시스템을 동시에 수출할 수 있는 중국, 남미 등의 의료 취약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환경업체인 다일생명공학은 바이오미생물을 활용하여 원유로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는 미생물 신소재와 기술을 선보였다. 이 업체는 독일 최대 기술연구소인 프라운호퍼(Fraunhofer)와 향후 기술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하였으며 이를 통해 독일이 자랑하는 토양 세정 분야의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미생물을 이용한 식물배지를 생산하는 기산바이오텍은 네덜란드와 미국으로 양분된 이 시장의 틈새를 노렸다. 3년전 자체 기술로 탄생한 이 제품은 국내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파키스탄,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 수출 중이다. 가격은 경쟁국 제품보다 20~30% 저렴하지만 품질이 대등하여 브랜드 이미지만 보완한다면 내년 이 시장에서 1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험용 단백질 칩과 분석 장치를 제조하는 프로테오젼은 역발상적인 제품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기존의 단백질 분석기 시장은 적은 시약으로 많은 측정을 하는 정량단백질분석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나 이 업체의 제품은 많은 시약으로 적은 양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는 정성분석기술을 택했다. 이를 통해 가격은 60%나 저렴하고 결과는 더 정확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여기에 IT 기술을 접목하여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구축하여 더욱 인기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 한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유럽 바이오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었으며 좀처럼 만나기 힘든 동유럽 바이어와 상담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KOTRA 함부르크 김평희 센터장은 이 전시회의 폐막 연설에서 “한국의 바이오산업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이 전시회를 해외 시장공략의 유용한 발판으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