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투마켓 지원으로 합병 시너지 최대화"

"타임투마켓 지원으로 합병 시너지 최대화"

 통신 서비스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망 보급에서 시작해 인터넷전화, 인터넷TV(IPTV) 등 차세대형 서비스들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내 유무선 통신계열사간의 합병이나 연계 등을 통해 유무선 통합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LG그룹의 유선통신 계열사인 LG데이콤도 이러한 변화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더욱이 최근에는 무선 통신계열사인 LG텔레콤과 합병 얘기도 흘러 나온다.

 이러한 모든 변화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IT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최고정보책임자(CIO)의 몫이다. LG데이콤과 LG파워콤의 CIO를 맡고 있는 이홍철 상무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IT가 적시에 지원체계를 갖추지 못한다면 신규 비즈니스의 성공도, 합병의 시너지도 모두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신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비즈니스 변화도 빠릅니다. 이를 적시에 IT가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LG데이콤 IT조직의 목표입니다.”

 이 상무는 LG데이콤의 IT전략이 무엇이냐는 말에 ‘타임투마켓(Time to Market) 지원’이라고 말한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IT 조직이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적시에 지원해주기는 쉽지 않다. 비즈니스를 적시에 지원한다는 것은 IT 역할 중 상당 부분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타임투마켓 지원을 실현하기 위해 LG데이콤에게는 과제가 하나 있다. 바로 기업용CSS(고객지원시스템) 재구축이다. 기업용CSS는 LG데이콤의 주요 정보시스템 중 하나로, SFA(영업자동화)시스템, 청약시스템, 빌링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있다. LG데이콤 기업용CSS는 지난 2000년대 초반에 구축돼 벌써 10년 가까이 됐다. 이미 사용 연한이 지난 것이다.

 더욱이 통신산업이 급변하면서 신규 사업을 발표할 때마다 새로운 시스템들이 하나씩 더해져 시스템 구조도 복잡해졌다. 실제 기업용 빌링시스템은 계속해서 변화되는 요금제 상품으로 인해 3개의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을 정도다. LG데이콤의 비즈니스는 기업용 시장에 80%가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업용CSS에 대한 재구축이 필수다.

 이 상무는 “기업용CSS 재구축 작업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시스템을 이대로 계속 사용할 수는 없어 언젠가는 재구축에 착수하겠지만, 이와 관련해 의사결정이 이뤄진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기업용CSS 재구축은 어디까지나 경영진과 현업 사용자의 결정에 따른다는 게 이 상무의 생각이다.

 반면 가정용CSS는 4년 전 기존의 CS(클라이언트서버) 환경으로 구축된 시스템을 웹 환경으로 전환하면서 전면 재구축을 실시해 오픈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IPTV 서비스를 결합한 3중결합서비스(TPS) 제공을 위해 대규모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가정용CSS는 기업용CSS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시스템인 셈이다.

 이 상무는 기업용CSS와 가정용CSS를 통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꼭 그렇진 않다는 입장이다. 이 상무는 “기업용과 가정용 서비스는 마케팅, 영업, 청약 등 업무 프로세스가 각각 다르다”면서 “이를 굳이 한 시스템에 함께 담아두려 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단, 동일한 업무 프로세스를 갖고 있는 빌링 부분은 단일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이 괜찮은 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부분 역시 아직은 의사결정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 외에 LG데이콤의 주요 정보시스템인 OSS(운영지원시스템)와 BSS(업무지원시스템)는 구축된 지 3∼4년에 불과하고 업무 자체도 자주 변화되는 영역이 아니어서 기존 시스템이 복잡하지 않다. 재구축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LG데이콤은 올해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 하나를 완료했다. 통합 관점에서 장애대응이 가능한 정보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지난 9월 1일부터 가동에 들어간 종합운영지원시스템(TOSS)은 네트워크 및 장비에 고객들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그동안은 통합 관리가 이뤄지지 못해 장애가 발생해도 즉각 대처하기 어려웠고 발생된 장애가 어떤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몰라 예방하기도 힘들었다.

 이외에도 올해 초에는 신규 서비스인 IPTV를 제공하기 위해 가정용CSS인 ‘엑시언(XCION)’을 수정,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으로 영업, 청약 등의 업무 부분을 추가 개발했다. 또 지난달 11일부터 시행되는 유선전화 번호이동을 위해 유선통신사업들과 직접 OSS를 연동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 상무는 현재 LG데이콤뿐 아니라 LG파워콤 CIO도 맡고 있다. 따라서 LG파워콤의 IT전략 수립도 주요 업무다. 이 상무는 “LG데이콤이 LG파워콤의 IT운영은 물론, 기획까지 맡고 있다”면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LG데이콤은 LG CNS를 통해 IT 운영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아웃소싱을 받고 있고 LG파워콤은 LG데이콤을 통해 토털 아웃소싱을 받고 있다. LG파워콤에는 IT 인력이 단 한명도 없다.

  신혜권기자 hkshin@

 이홍철 LG데이콤 상무는

 1958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1983년부터 1986년까지 컴퓨터 전문 미디어인 정보시대에서 근무했다. 1987년 데이콤에 입사해 홍보, 경영정보, 경영기획, PI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 2003년부터 LG파워콤에서 IT를 담당했다. 2007년부터는 LG데이콤과 LG파워콤의 CIO를 겸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