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중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에 대한 200여개 회원기업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49.8%는 상대적으로 감축 목표치가 낮은 첫 번째 시나리오(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대비 21% 감축)도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답했고 이 시나리오를 지지한 기업은 22%에 그쳤다. 특히 정유·석유화학·철강·반도체·자동차·시멘트·제지·발전 등 에너지집약 기업 중에는 첫 번째 시나리오의 실현이 어렵다는 응답이 74%나 됐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로 국제 경쟁력이 약화할 것을 우려했다.
온실가스 감축 방식에 대해서는 전체 기업의 62%가 산업계 자발적 협약에 의한 다양한 방식의 감축을 선호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체의 76%가, 에너지집약 기업체의 84%가 자율 감축 방식을 원했다.
또한, 응답기업의 3분의 2 이상이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미 많은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시설투자와 공정개선(45%·복수응답), 인벤터리 구축(41%), 대응조직 구성 및 내부교육 강화(36%)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감축이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원가부담 증가로 인한 국제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기업이 41%로 가장 많았다. 철강·석유화학 업종 등 온실가스 다소비 업종의 경우에는 80%가 이 문제를 지적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어려움으로는 시설교체 등에 따른 과도한 비용부담(34%),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노하우 부족(26%) 등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국가 중기목표가 설정되길 기대한다”며 “응답기업의 39%가 전경련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산업계 자율감축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산업계의 자율실천 노력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