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불성실 공시와 상장폐지 기업이 늘고 있어 관련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국회 정무위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한국거래소(KRX) 국감을 앞두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의 불성실공시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불성실공시는 2006년 53건에서 지난해 109건, 올해 10월14일 기준 96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유가증권시장의 불성실 공시가 주춤하는 것과 비교됐다. 코스닥기업의 상장폐지도 크게 늘었다. 2006년과 2007년 각 10건, 7건에 그친 상장폐지 기업은 지난해 들어 23건으로 폭증했고, 올해 8월까지만 해도 48건에 달했다.
신학용 의원은 이유를 KRX가 2006년 기업 부담을 줄인다는 명목 아래 불성실 공시 처벌을 완화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기존에는 2년 간 3번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될 경우 상장폐지가 가능했지만 제도 변경 후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에 그친다.
신학용 의원은 “솜방망이 제재는 신뢰 저하로 이어져 코스닥 발전에도 도움이 안된다”면서 “거래소는 회원사 편의 중심에서 벗어나 투자자 중심으로 공시규정을 강화하고, 상습 공시위반 기업 퇴출제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장규정을 개정해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에 소액주주의 의견 수렴 절차를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첫 실시된 KRX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KRX의 방만 경영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은 미리 배포한 질의서를 통해 “거래소는 임직원의 노력 등 내부 요인과 큰 상관없이 독점체제인 주식·파생상품 등의 매매체결에 대한 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한다”며 그럼에도 “지난해 거래소의 당기순이익이 90억원 준 상황에서 이사장을 포함한 부서장 이상 임원의 성과급이 16.8% 늘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정무위 의원들은 거래소가 2006년 이후 임직원들에게 경로효친비로 130억9000만원을 지급한 점, 매년 창립기념일에 상품권 50만원씩을 지급한 점, 금액으로 276억원에 달하는 사택을 제공하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의원들은 “시간외 수당 및 복리후생비를 두둑히 챙겨간 것은 물론 접대비도 펑펑 써댔다”고 일갈했다.
조윤선 의원은 이정환 이사장이 자진사퇴한 것을 두고도 “해당 기관의 장이 국감을 이틀 앞두고 무책임하게 사퇴해 각종 사업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소명하고 개선책을 답할 사람이 없어졌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이정환 KRX 이사장은 올해 초 KRX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것을 비판하며 사직서를 냈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