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삼성네트웍스 합병 선언 배경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간 합병 선언은 유사사업 통합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다시말해 성장 정체에 시달리고 있는 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의 인수합병을 가속화하는 한편 IT서비스 시장 구도에도 대변혁을 초래할 신호탄으로도 해석됐다.

 삼성SDS가 IT서비스를, 삼성네트웍스가 네트워크 인프라 사업을 각각 진행했지만 합병할 경우에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서 시스템 통합(SI)까지 영역을 일거에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는 또 합병을 통해 기존 IT 서비스와 통신서비스 등 이종 사업간 컨버전스를 통한 신규 비즈니스 발굴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방통융합시대의 통신사업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 포석=그룹 계열사 IT 서비스 제공에 의존하는 삼성SDS와 KT와 SK브로드밴드 등 거대 통신사업자와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삼성네트웍스가 기존 사업 구조를 감안할 때 안정적인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가 합병을 선언한 것은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상호 보완적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려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것이다.

 합병이 단순한 덩치 키우기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유사 사업 부문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는 정보시스템 컨설팅과 구축, 운영 등 다양한 IT서비스 역량과 네트워크 인프라 컨설팅, 운영 등 네트워킹 역량을 결합, 턴키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대형 IT프로젝트의 일괄 수주가 가능해지는 등 사업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도 한 몫했다.

 합병법인이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경쟁 구도의 재편을 초래함은 물론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 규모의 경제 주도권 ‘시발점’=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는 합병을 통해 매출 3조 6000억원, 임직원 1만명 이상인 대형 ICT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한다.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의 합병은 이처럼 규모의 경제를 실현,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이 같은 기조는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SDS와 경쟁관계인 LG CNS와 SK C&C가 자회사 지분 인수 방식으로 사업 강화 및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LG CNS는 LG엔시스를, SK C&C는 인포섹을 자회사 편입한 바 있다. 동양시스템즈도 KT FDS를 합병, 제1 금융권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포스데이타와 포스콘 합병 추진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유무형의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급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롯데정보통신과 오토에버시스템즈, 신세계아이앤씨 등 중견 IT 서비스 업체의 전략적 판단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모그룹 해체 이후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현대정보기술과 대우정보시스템, 쌍용정보통신의 입지는 갈수록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IT 서비스 진영의 판도가 ‘부익부, 빈익빈’으로 급속하게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에 갈수록 힘이 실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