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선인터넷 시장 `신바람`

 무선인터넷(모바일 브로드밴드) 수요가 스마트폰 보급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이 유발하는 데이터통신량(트래픽)이 통신사업자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와 아울러 4세대(G) 이동통신으로의 전환 행보를 재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최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올해 말 세계 무선인터넷 누적 가입자가 최다 6억명까지 늘어나 같은 시기 유선인터넷 가입자 5억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무선인터넷 인구가 유선인터넷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무선인터넷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는 최근 널리 확산되는 스마트폰 수요에 힘입은 결과다. 보급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을 통한 무선인터넷 접속 수요가 폭증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리서치의 이안 포그 애널리스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현 무선인터넷은 지난 1998년의 유선인터넷과 같은 단계에 와 있다”며 “스마트폰 외에도 거의 모든 휴대폰에 인터넷 기능이 탑재되면서 무선인터넷 이용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스마트폰 가격 하락과 더불어 림·팜프리·에이서 등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대거 내놓을 예정이어서 보급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림은 블랙베리의 최신 버전 ‘스톰2’를 수주 내에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팜 프리는 ‘아이폰 킬러’라 불리는 제품을, 에이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이를 근거로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전 세계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2009년 2억대 수준에서 2013년 4억50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벤 우드 CCS인사이트 애널리스트 역시 “손안의 인터넷기기 수요가 폭발하는 정점에 서 있다”며 “소셜네트워크가 이런 현상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증하는 무선인터넷 트래픽이 통신사들의 목을 조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의 네트워크 장비업체 에어바나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반적으로 같은 양의 데이터를 전송할 때 스마트폰이 데이터카드를 탑재한 노트북PC에 비해 8배의 네트워크 신호 부하(signalling load)를 유발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통신사들에 스마트폰 무선인터넷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미 노트북PC 이용자에 의한 데이터 트래픽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됐다”고 진단했다.

 관심은 자연스럽게 4G로 모아졌다. 이통사업자들이 4G를 받아들여 추가 주파수를 할당받아 데이터 수용 용량을 늘리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기 때문이다. 4G는 직교주파수분할다중화(OFDM)와 다중입출력(MIMO) 등 주파수 대역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있다.

 기존 3G 네트워크를 최대한 오래 활용하고 싶은 욕구와 폭발적인 무선인터넷 수요 사이에서 이통사업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