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신한은행·KBS 등 대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운용체계(OS)인 ‘윈도7’을 전사적으로 도입한다. 각종 호환성 문제로 대기업의 외면을 받았던 2007년 ‘윈도비스타’ 출시 때와는 상반된 반응으로 한동안 실종됐던 ‘윈도 특수’가 부활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들이 앞다퉈 ‘윈도7’을 도입하면서 대기업 협력업체 등으로도 확산하고, PC와 각종 응용 소프트웨어 등 업그레이드 수요도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됐다.
20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대표 김 제임스 우)에 따르면 대기업 11곳이 윈도7 ‘조기 적용 프로그램(RDP)’에 참여했으며 이들 대부분이 윈도7으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장홍국 한국MS 이사는 “윈도비스타 대신 XP를 고수해온 대기업이 윈도7 조기 적용 프로그램을 통해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고 도입을 준비 중”이라며 “호환성 이슈는 이미 윈도비스타 때 대부분 해결돼 윈도7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KBS는 올해 신규 도입하는 PC 1653대를 시작으로 보유한 총 6000대의 PC OS를 모두 MS의 윈도7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지난 7월부터 2개월간 윈도7 호환성 테스트를 실시한 삼성전자도 10만카피 이상의 물량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신한은행·연세의료원·LG CNS 등도 조기 적용 프로그램을 통해 안정성 테스트를 마치고 윈도7을 도입할 예정이다.
대기업이 윈도7 도입에 적극 나선 것은 우선 윈도7이 윈도비스타와 달리 특별한 기술적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재 사용 중인 윈도XP가 지난 2월 단종된데다 보안 업데이트도 2014년 종료돼 차세대 OS를 교체할 시기가 맞물린 것도 한몫을 한다.
윈도7은 부팅 시간이 빠르고 작업 평균 실행 수가 줄어드는 등 성능이 뛰어나 IT 관리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윈도XP용 애플리케이션 호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윈도비스타와 달리 윈도7이 안정화된 것은 물론이고 ‘가상(버추얼) PC’ 모드로 호환 이슈도 해결됐다.
이기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윈도7은 베타테스트 후 RC버전을 내놓기까지 진행 상황이 굉장히 빠르고 순조롭다”며 “비스타의 초기 정착 실패로 2001년 출시된 XP가 9년째 사용되고 있어 사용자들의 업그레이드 욕구를 충분히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