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설비투자 사상 최악

경기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으나 투자는 아직도 부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비투자는 내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위축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499조5천17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01조4천952억원보다 0.4% 줄어드는데 그쳤다.

반면, 명목 설비투자액은 46조6천456억원에서 43조8천114억원으로 6.1% 줄었다.

이 감소폭은 상반기 기준으로는 2001년(-7.6%) 이후 최고다.

명목 GDP 대비 투자의 비율은 지난 상반기에 8.8%로 작년 같은 기간의 9.3%보다 0.5%포인트가 떨어졌다. 이 비율은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1970년 이후 가장 낮다.

GDP대비 설비투자액의 비율은 △1970년 9.1% △1980년 15.7% △1990년 14.9% △2000년 13.9% △2003년 10.0% △2004년 9.7% △2005.2006년 각 9.3% △2007년 9.6% 등이었다. 설비투자는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올해 중에는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분기에도 설비투자의 부진은 별다른 개선이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계절조정 설비투자지수(2005년=100)는 7월 95.3, 8월 98.0으로 2분기의 평균인 99.7보다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반면, 3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보다 2.5% 안팎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3분기중 GDP대비 설비투자의 비율은 2분기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올해는 경제전망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투자가 늘어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재고조정 사이클 등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기업들의 투자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매년 9조원 규모로 설비투자를 했는데, 올해는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서 “세계경제의 더블딥(경기상승후 재하강) 가능성 등 불확실한 부분이 해소되고 경기가 빨리 정상화돼야 설비투자가 예측 가능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